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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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규영 <청주시 중앙동>
  • 승인 2011.12.22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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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정규영 <청주시 중앙동>

요즘같이 날씨가 차갑게 느껴지는 날이면 어김없이 따뜻한 차 한잔을 찾게된다.

종류가 뭐든 간에 한 잔,두 잔 마시다 보면 횟수가 증가하여 하루에 족히 7~8잔을 마시게 된다. 이쯤되면 중독 아닌 중독이라 할 수 있다.

카페인 중독이다 뭐다 해서 줄이려 하는데 뚝 떨어진 차가운 기온과 가을이 주는 느낌이 더불어 차맛을 더욱 좋게 하니, 멀리할 수가 없다.

이렇듯 쉽게 자신의 의지하고는 상관없이 끊을 수 없는 일이 중독이라 할 것이다.

이런 중독의 범주에 비단, 차 마시는 일뿐만이 아니라,'책읽기'에 중독되었음 싶다.

차 마시듯 쉽게 부담없이 내 곁에 책읽기가 익숙해졌음 좋겠다. 내가 그리워 스스럼없이 책이란 녀석을 손에 잡고 읽기에 몰두했음 바랄 것이 없는 중독이다.

'책읽기' 즉 독서는 '중독'이란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느낌이 아니라, 누구에게라도 자랑할 수 있는 긍정적인 '중독'의 한 모습일 것이다.

책읽기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차 마시기를 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궁합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쉬운 듯하면서도 결코 쉽지 않다. 쉽사리 음악을 듣거나 TV를 시청하면서는 차를 마시는데, TV 시청하듯이 편하게 책을 가까이 하지는 못한다.

글쓰기를 좋아하면서 책읽기를 게을리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글쓰기의 기본이 독서라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나이기에 이런 내가 더 한심하게 느껴진다.

책읽기에 대한 게으름의 핑계는 대부분이 시간부족이다. 시간부족은 정말 말 그대로 핑계다. 특히 요즘은 스마트폰이란 문명의 이기로 인해 더욱 책을 멀리하게 된다.

예전 같으면 호기심을 충족해 주는 유일한 방법이 책이었다. 그래서 책을 가까이 두고 찾게 되는데 클릭 한 번이면 책을 직접 읽지 않아도 몇 분 만에 책읽은 효과를 보니 나 같은 게으른 자에게 얼마나 달콤한 유혹인가.

하지만 유혹의 끝이 좋지만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나이기에 서서히 책읽기에 접근하려 한다. 또 활자를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펴는 그 순간의 감동은 그 무엇과도 견줄 게 없다는 걸 잘 알고, 그걸 놓치기 싫은 욕심이 있기에 책읽기란 궁극의 중독에 빠져들고 싶다.

지금이 차 마시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라면 책읽기 또한 지금이 제격이다. 제격인 지금, 제대로 책읽기를 시작해 봐야겠다.

그동안 외롭게 홀로 둬서 미안하단 인사말로 아부를 해놓고, 게으름 피운다고 내 손 쉽사리 놓아주지 말라는 당부의 인사도 잊지 말고 시작해야겠다. 자, 숨 고르기 한 번 하고. 맛있는 차 한 잔 옆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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