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으로 한땀 한땀… 소중한 생명 살려요
정성으로 한땀 한땀… 소중한 생명 살려요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1.12.19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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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삼양초
옥천 삼양초등학교 6학년 유상석 어린이(13)는 요즘 털실과 뜨게바늘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유군은 처음에는 남자가 털실을 갖고 다니는 것 자체가 쑥스럽기도 했으나 스스로의 솜씨로 한 코 한 코 털실을 짜면서 털모자를 만드는 일이 소중한 신생아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일이라는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난 뒤부터는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옥천 삼양초등학교(교장 이은자)가 이 학교 어린이와 교사, 학부모가 함께 나서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주최하는 모자뜨기 캠페인에 동참하는 뜻깊은 시간을 갖고 있다.

옥천 삼양초 '다 행복한 학교' 프로젝트의 하나로 실시하고 있는 이 행사는 아프리카 잠비아와 아시아의 방글라데시 지역의 신생아들이 저체온증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교사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여 생명을 살리는 운동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교는 '다 행복한 학교' 프로젝트 시범학교를 운영하면서 지구촌과 함께하는 삼양초 어린이로 키워가기 위해 이은자 교장의 제안으로 모자뜨기 캠페인에 나서게 됐다.

이러한 제안은 이 학교 4학년부터 5, 6학년 어린이 140명이 적극적으로 참여를 희망했고, 이에 발맞춰 교사들 역시 학년말 정리로 바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어린이들과 함께 모자뜨기에 동참하면서 퇴근시간조차 미루기도 했다.

4학년을 담임하고 있는 조윤아 교사는 "뜨개질이 서툴러서 동참하기까지 많이 망설여졌지만 막상 뜨고 보니 나의 모자를 쓰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을 아이의 엄마 얼굴을 떠올리며 스스로의 기쁨이 더욱 커진다"면서 "이 모자를 쓰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이들 나라의 어린이들을 생각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동참하기를 권유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전했다.

유상석 어린이(6학년 5반)는 "남자인 내가 뜨개질이나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잠깐 창피한 생각도 들었고 서툴기도 했으나 엄마의 도움을 받아 다 뜨고 나니 무척 뿌듯하다"면서 "내가 정성껏 뜬 모자가 죽어가는 아기를 살린다는 생각을 하니 보람됨을 느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 학교에서 어린이와 교사, 학부모가 함께 털실을 한 땀 한 땀 떠서 만든 모자는 모두 140여개. 이 모자를 뜨기 위해 이 학교 어린이들은 며칠 동안 쉬는 시간에도 털실과 코바늘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옥천 삼양초등학교 어린이와 교사, 학부모가 합심해 정성껏 만든 털모자는 21일 세이브더칠드런 본사로 보내지게 된다.

이 모자는 그곳에서 정리 작업을 거쳐 아프리카의 잠비아와 아시아의 방글라데시로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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