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 않은 손님 - 간질환 (상)
반갑지 않은 손님 - 간질환 (상)
  • 채희복 <충북대병원 소화기 내과 교수>
  • 승인 2011.12.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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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 채희복 <충북대병원 소화기 내과 교수>
잘못된 식·생활습관 병 만든다

연말 연시 잦은 회식 자리 때문에 우리의 간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매우 큰 시기이다.

간질환뿐만 아니라 건강유지 차원에서 알아두면 좋을 상식적인 이야기를 몇 마디 하고자 한다. 병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서 병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부류는 환자 스스로가 병을 만든 것으로 좋지 않은 식습관, 생활습관 등이 병의 원인이 된다. 대표적인 경우가 술, 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 비만, 과로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간질환이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의사로부터 이러한 진단을 받는다면, 스스로 앞으로의 생활이 행복하려면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두 번째 부류는 병의 원인이 자신의 잘못된 습관과 관계없이 자기 자신 내부 혹은 외적인 환경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자신의 잘못 때문에 병을 얻은 것은 아니지만,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만큼 합리적인 치료방법을 구해야 할 것이다. 다음 여섯 개의 예를 통해 질병발생 원인과 해결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 알코올성 간경변 - 술·스트레스가 원인

35세 회사원으로 20세부터 음주를 시작하여 5년 전부터는 가정 내 불화 등으로 매일 음주를 했다. 내원 당시 이미 간경변으로 인한 토혈, 복수 합병증이 나타난 상태였다.

1년 반 전 협의 이혼 후 가정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줄고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술도 끊었고, 합병증도 현저하게 호전됐다.

대부분의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중독으로부터 헤어 나오기 어려우며, 주위 가족과 의사의 협동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가 권장하는 건전한 음주량은 소주 1일 4잔, 1주 14잔을 넘지 않는 것이다. 매일 음주하는 상습적인 음주자들은 거의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인 만큼 권장 음주량을 지키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지방간 - 비만이 원인

20세 남자로 어머니와 함께 외래 문을 노크하였다. 어머니와 아들 모두 중증 비만 환자들이었으며 찾아 온 이유는 타 병원 검진에서 진단받은 지방간이었다.

아들은 키 165cm, 체중 95kg이었다. 혈당은 비정상적이었지만 아직 당뇨병으로 진행한 상태는 아니었다. 지방간은 우리나라 경제수준이 좋아짐에 따라서 점차 환자 수가 늘고 있다. 과거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간경변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적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여겼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전체인구의 3% 정도가 간내 염증을 동반한 지방간염(단순지방간과는 서로 다른 병)이며 방치할 경우 간경변으로 진행할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체중조절 등 관리가 필요하다. 전체적인 칼로리(밥 먹는 양), 그중에서도 특히 지방섭취를 줄이도록 하였다. 활동량을 늘리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면서 차츰 운동량을 늘리도록 권고했다.

◇ 간기능 이상 - 과로가 원인

55세 여자로 남편의 퇴직금으로 가족사업인 24시간 해장국집을 개업했다. 밤 시간에 일할 주방 아주머니를 구하지 못하여 남편과 함께 주로 밤에 일하고 낮에는 잠을 자는 생활을 4개월째 계속했다.

생활리듬이 바뀌면서 수면시간이 점차 줄어들어 하루 3시간 정도 자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간기능 수치 이상이 있다고 듣고 내원했다. 간염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들 중 술, 바이러스간염, 약 복용력을 물어보았지만 환자는 모두 부인했다. 과로는 평소 건강하던 사람에서뿐 아니라 평소 앓고 있었던 만성간질환이 악화되는 원인이 된다. 환자에게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찾도록 권고하였으며, 동업자와 근무시간 변경을 상의해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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