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충청논단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21 0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AFTA 타산지석으로 삼자
국내에서는 한·미 FTA로 찬반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자유무역협정은 국가간 관세 장벽을 낮춰 상품무역을 자유화시키자는 협상으로 지금 한·미간 협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우리 사회·경제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협상으로서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들을 많은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NAFTA, 즉 미국·멕시코 간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이다. 이 협정이 체결된 것이 94년인데 체결될 당시의 멕시코 상황이 현재 한·미 FTA를 체결하려는 한국과 상황이 비슷하다. 멕시코의 경우에도 OECD 가입한 후 1년 뒤에 외환위기를 겪었다. 그리고 현재 GDP 규모가 세계 13위이고, 한국이 11위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비교 가능한 국가이다. 또한 NAFTA 협상 당시 멕시코 정부가 NAFTA로 인한 효과를 설명했던 것도 현재 우리 정부 측에서 '한·미FTA는 경제적인 교육이다'라고 설명하는 것도 대단히 유사하다.

멕시코는 83년도에 외환위기를 겪었는데 그 후 자국 내 금융개방 폭을 대폭 확대시켰고, 그 이후에 나타났던 소비자 대출 문제나 배당을 위주로 하는 기업경영형태가 10년 동안 계속 진행이 되었다. 그리고 OECD 가입하고 외환위기를 겪고 난 후 10년 후에 NAFTA를 체결했는데, 우리나라도 97년 외환위기 이후 10년 가까이 되는 때에 한·미FTA를 체결하는 것이 개방속도와 수위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당시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을 이야기했던 멕시코 정부는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이 되었다고 하지만, 일반 경제사회학자들은 10년간 실업률이 9.7%에서 15.1% 증가했고, 지금도 20%의 실업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특히 '마킬라도라'라고 하는 외국인만 소유할 수 있는 공장지대에 고용창출은 증가했고, 수출량도 증가했다고 하나 '마킬라도라'는 미국에서 설비와 원자재를 수입, 조립 가공해서 다시 미국에 재수출하는 공장지대로 NAFTA 초기에는 국경지대에 제한되었는데, 지금은 전 멕시코로 펴져나가고 있다. 현재 '마킬라도라'의 임금수준은 한국 돈으로 30만원에서 40만원 수준이고 우리나라 60~70년대 공장주변의 벌집형태로 생활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한·미FTA로 인한 수혜산업이 전자, 자동차 등 몇몇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고, 그 외 서비스나 농업 등 대부분이 구조조정과 도산이 예상되기 때문에 그런 수출기업들이 내부의 고용창출과 노동생산성의 증가라고 하는 중소기업과의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10년 후 멕시코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더 높아 보일 뿐이다. 멕시코의 사례처럼 거대경제권과 개발도상국의 경제통합이라는 것이 어떤 결과를 보였는지 증명이 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그 전철을 밟을 필요가 없다. 아주 낮은 수준에서 제조업 품목 몇 가지에 대해서 개방 정도의 FTA가 아니라면 현재 수준에서는 멕시코의 사례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현재 한·미FTA 협상은 중단되어야 하며, 새로운 형태의 한·미FTA의 가능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하고, 국민적인 합의와 공감대를 만든 후에 차후에 한·미FTA 협상에 임해도 늦지 않다. 멕시코에는 'Donde voy'라는 유명한 노래가 유행한다. 북·미자유무역협정 12년 후 빈곤 때문에 멕시코를 탈출하여 미국으로 망명을 시도하는 멕시코 국민들의 엄혹한 상황을 묘사한 이 노래가 한·미FTA 체결 이후 유사한 노래가 한국에서도 불려질 날도 머지않은 것 같아 씁쓸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