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고문학관
난고문학관
  • 윤병화 <세경대학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 승인 2011.12.1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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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윤병화 <세경대학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김삿갓 김삿갓 김삿갓 김삿갓. 1807년 개화기에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글공부를 좋아하여 10살 전후에 사서 삼경 독파 이십 세 전에 장원 급제 했네…. 중국의 이태백 일본의 바쇼 그렇다면 보여주자 대한민국 김삿갓…. 외롭고 고독한 방랑의 생활 술은 삿갓의 유일한 친구 한 잔하면 시상이 떠올라 두 잔하면 세상이 내 것이라 한 잔에 시 한 수 또 한 잔에 시 한 수 신선의 목소리 무아의 경지로다 천재로다.'

홍서범의 노래인 '김삿갓'에 등장하는 방랑시인 김삿갓의 본명은 김방연으로 조부인 김익순을 비난하는 시로 장원급제하였으나, 자신의 조부를 욕되게 한 것을 수치로 여겨 일생을 삿갓으로 얼굴을 가리고 전국 각지를 돌며 풍자와 해학을 담은 한시를 남긴 인물이다.

김삿갓은 철종 14년(1863년) 전남 화순에서 57세로 작고하였고, 작고 후 3년 뒤 차남 김익균이 영월로 묘를 이장하였다. 이후 1982년 향토사학자인 정암 박영국 선생이 이 묘를 발견하여 영월 하동면 와석리에 생가와 묘로 이루어진 김삿갓유적지가 탄생되었다.

바로 이곳에 김삿갓의 삶과 문학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2003년 영월군에서는 난고문학관을 건립하였다.

문학관의 기획전시실에서는 김삿갓 연구자인 박영국 선생의 연구자료 및 유물뿐만 아니라 금옥, 황녹차집, 동국시, 필휴집, 해동시선 등 서적을 전시하며, 난고문학실에서는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김삿갓관련 각종 서적을 전시하고 있다. 일대기실에서는 김삿갓 생가 모형과 가계도 등을 통해 출생, 성장, 사망에 이르는 폭 넓은 삶의 궤적을 살펴볼 수 있고, 영상실에서는 김삿갓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상영하고 있다.

난고문학관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무릉계라 할 수 있는 김삿갓계곡을 지나며, 그 길목에는 묵산미술박물관과 조선민화박물관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문화·예술의 아름다운 향취를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시선(詩仙)인 김삿갓은 평생 수많은 시를 남겼다. 그중 '돈'이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며, 모두에게 그 세(勢)를 환영 받는다. 나라와 집안을 흥하게 하니 가볍지 않다. 갔다가 다시 오고 왔다가 또 간다. 살리고 죽이는 것도 마음대로 한다."

김삿갓이 살았던 150여 년 전에도 돈의 가치는 지금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처럼 김삿갓이라는 위대한 시인을 통해 당대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이번 주말 난고문학관을 직접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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