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속에 묻힌 국가현안
월드컵 열기속에 묻힌 국가현안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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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9일) 새벽 전국민은 독일 라이프치히 젠트랄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독일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G조 2차전 '한국대 프랑스' 경기를 보느라 밤잠을 설쳤다. 경기가 월요일 새벽 4시부터 시작돼 대규모 길거리 응원은 어렵겠다고 예상했지만. 전국 85개 공공장소에서 무려 100만명이 붉은 셔츠를 입고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을 연호하며 응원전을 펼쳤다고 한다.

물론 응원장소에 나가지 못한 국민들은 TV앞에 앉아 태극전사들의 투혼을 지켜보며 가슴 졸이기도 하고 열광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지난 10일부터 개막된 독일 월드컵이 전국민을 '하나로. 열광' 케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우리는 세계 유수의 축구대표팀들을 이기고 '4강 신화'를 이루는 쾌거를 맛보았으며 '붉은 악마'로 지칭되는 공식응원단과 함께 서울시청 광장이며 전국 공공장소에 수백만명이 운집해 일사불란하게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하는 손뼉치기 동작 응원문화로 전세계 65억 인구를 감동시켰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그때는 97년 IMF로 짓눌렸던 국민들의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느낌으로. 그저 모든 것을 잊고 축구에 몰입돼 열광했었다.

이제 4년만에 다시 맞은 2006 독일월드컵에서 우리 태극전사들이 세계 최강의 팀들을 맞아 여러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투혼을 발휘. 토고전 2대1 역전승을 일궈내는 모습을 보고 감동하지 않을 한국인이 어디 있겠는가.

특히 19일 '아트사커'로 불리며 98년 월드컵 우승국인 프랑스를 맞아 태극전사들이 선취점을 내주고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한국인의 기질대로 투혼을 발휘. 박지성이 동점 골을 성공시켜 1대1 무승부를 이뤄 승점 4점으로 조1위를 지키게 됐다.

이제 오는 24일 새벽 4시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이기면 월드컵 출전 52년 역사에 길이 빛날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스포츠가 대중들의 인기를 끌게 된 것은 1982년 프로야구가 도입되면서부터라고 한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연일 벌어지는 '군사독재타도'시위를 잠재우고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소위 3S(스포츠. 스크린. 성)정책을 폈는데 이때 프로야구 경기를 도입했고 이를 TV를 통해 대대적으로 중계토록해 국민을 야구장과 TV앞에 붙들어 두는 '우민화정책'을 썼다.

지금 우리가 하루종일 시도 때도 없이. 본장면 또 내보내는 TV방송국의 월드컵 얘기에 매어 있도록 하는 것은 다분히 방송국들이 '광고'를 통해 수백억원의 수입을 얻자는 상업적 속셈 때문인데 이로 인해 정작 국가적으로나 민족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할 중대한 사안을 소홀하게 하는 것같아 안타깝다.

지금 국가와 민족의 생존권과 관련돼 한반도를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는 문제는 한·미FTA를 비롯.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문제. 독도 영유권과 관계된 한·일 EEZ설정문제.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일컬어지는 고구려 역사 왜곡문제 등 여러가지다.

이제 월드컵 경기에 몰입. 답답한 현실을 도피하고 스트레스를 풀고. 카타르시스하는 방법 일수도 있겠지만. 국가와 민족. 지역을 위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점검해야 할 사안들에 대해 월드컵 열기만큼이나 틈틈이 관심을 갖고 바람직한 대안을 찾는데 국민적 열광을 모아야 할때라고 본다.

늦으면 그만큼 해결에 힘이 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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