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산수에 아늑히 서린 현대적 감각
회색빛 산수에 아늑히 서린 현대적 감각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12.11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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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미술관 '호흡'展 김사환 화가 산수화 선보여
몽롱한 회색톤 산수화로 외경스러운 자연을 극대화한 김사환 화가의 작품이 내년 1월 8일까지 대청호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외경'이란 부제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이번 전시회는 3년 만에 여는 개인전으로 동양화의 진수라는 산수화를 새롭게 표현해 선보이는 자리다.

설백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김사환 화가의 산수화는 옛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뒤섞여 그 자체가 외경이다.

길과 폭포, 바다와 달빛, 해와 강의 이미지들이 거대한 캔버스를 이루며 또 다른 작품으로 그려진다.

전시장이라는 커다란 공간 속에는 산속에 산이 있고, 물이 있고, 길이 있다. 그리고 그 길을 은은히 비추고 있는 달과 강렬하게 떠오르는 태양도 있다.

아득하게 보이는 자연의 풍경들 속에는 같으나 다른 색채를 띠며 독특한 산수화로 펼쳐지고 있다.

김사환 작가는 "대상을 먼저 생각한 게 아니라 먼저 붓칠하고 그 속에서 만들어진 형태에 따라 그림을 그렸다"면서 "무엇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찾아가면서 희열을 느꼈다"고 작업과정을 들려줬다.

화가의 말처럼 작품은 보는 각도와 보는 자리에 따라 달라진다.

멀어질수록 선명해지는 길은 근시안적인 현대인들의 시야를 넓혀주고, 다가갈수록 좁아지며 드러나는 캔버스의 균열은 숱한 사연이 깃들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선과 면, 색채의 동질성은 광활한 우주에서 비밀스럽게 펼쳐지는 외경들로 고대의 시간이 역류하듯 화폭으로 내려앉는다.

손명희 미술평론가는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몽롱한 회색톤에서 백색 미니멀로로 빠지는 금강전도의 실경 산수와 이상향의 내적 심상세계를 동시에 표현하면서 무심한 자연에 대한 숭고함을 현대적인 감각의 산수화로 해석해 새로운 차원의 감흥을 선사한다"고 평했다.

김사환 작가 외에도 이승희 작가와 김지현 작가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도예가 이승희 작가는 공예적 요소인 도자기를 회화적으로 캔버스에 담아냄으로써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는 '그림자 없는 달'이란 부제로 달항아리와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김지현 작가는 '날개'에 주목하고 있다. 바다와 건물, 고대의 건축물 등 작품마다 날개를 배치해 해방과 초월의 창으로 상징화하고 있다.

대청호미술관은 김사환·김지현·이승희 작가를 '호흡'이란 테마로 엮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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