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불면증
  • 주가원 <충북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 승인 2011.12.0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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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국민 17% 주 3회 잠자리 걱정

50세의 여성이 정신건강의학과 외래를 찾아왔다. 3년 전 친구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한 이후 불면증이 생겼고, 자리에만 누우면 후회와 걱정으로 초조했다고 한다. 1년 후 친구와의 관계는 해결됐으나, 불면증은 지속됐다. 날이 갈수록 잠을 자는 것에 몰두하고, 잠자리에 들 때쯤이면 잘 잘 수 있을까하는 걱정으로 힘들어했다.

누구나 수면장애를 겪을 수가 있고, 밤에 깊이 잘 자는 것이 신체건강은 물론이고 정신건강을 위해 중요하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낮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짜증스러워진다.

불면증은 잠 들기 힘들거나, 자다가 자주 깨거나,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거나, 수면시간이 짧다고 느끼거나,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고 느끼는 등 여러 가지 형태가 복합적으로 혹은 단독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단순히 수면의 시간이 짧은 것만으로는 불면증이라 하지 않는다. 불편한 수면으로 인해 낮 동안 졸린 증상을 비롯해 불안, 초조, 의욕저하, 집중력 감퇴, 사고 가능성 증가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불편감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한 달 이상 지속되면 불면증이라고 진단된다.

국내 수면장애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 중 17% 정도가 주 3회 이상 불면증상을 갖고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그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불면증을 앓는 사람들의 60% 정도가 5년 이상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불면증이 만성화되고 있다. 불면증은 진단명이 아니라 발열이나 두통 같은 하나의 증상이다.

두통이 있거나 열이 날 때 무조건 두통약이나 해열제를 복용하기 전에 그 원인을 찾아야 하듯 불면증의 경우에도 그 원인을 생각해야 한다.

특히 만성 수면장애의 경우 고혈압, 심장병, 당뇨 등 신체질병뿐 아니라 우울증, 불안장애 등의 원인이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불면증은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겠으나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단 불면증이 생기면 스트레스가 없어져도 불면증이 그대로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불면증상에 대한 불안감과 낮 동안의 어려움, 자야 한다는 강박증 및 잘못된 습관들로 인해 만성적인 불면증이 생기게 된다.

또 스트레스 이외에도 수면무호흡증, 우울증, 주기적 사지 운동증, 하지불안증후군, 신체적 질환, 고혈압 약 등 복용 약물 등이 모두 불면을 일으킬 수 있다.

불면증 호소 환자 중 최소 25% 이상에서 불면증이 우울증이나 불안증, 조울증상의 한 증상으로 나타나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필요하다. 심리검사 및 야간 수면 다원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치료는 각각의 원인에 맞춰 시행되며 인지치료, 이완요법, 복식호흡, 약물치료 등을 병행해 치료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으로 시행할 것은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다.

잘 자기 위한 올바른 수면습관으로 △ 다음날 아침 상쾌할 정도로만 잔다 △ 억지로 자려 하지 않는다 △ 일정한 시각에 잔다 △ 일정한 시각에 일어난다 △ 낮잠을 피한다 △ 고민을 잠자리까지 가져가지 않는다 △ 자다가 시계를 보지 않는다 △ 점심 이후에 술, 담배, 커피, 녹차, 콜라는 피한다 △ 30분 내외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잠들기 5-6시간 전까지 끝낸다 잠들기 전에 과식은 피해야 하며, 우유나 간단한 음식은 도움이 된다 과도한 수분섭취는 피한다 침실의 소음과 빛을 통제하며 적절한 온도를 유지한다.

불면증은 원인이 다양하고, 만성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불면이 지속될 시 조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수면전문의를 찾아 수면에 대해 상담하고, 정신건강을 평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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