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하루 10분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 이정환 <한국산업단지공단 충북지사장>
  • 승인 2011.11.30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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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얼마 전 나는 10분의 시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사건이 있었다.

기업들의 경쟁력지원사업으로 우리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클러스터사업관련 충북의 각 MC 회장단과 저녁미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중 한 청년이 자전거를 타고 도로 언덕 위에서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으로 달려와 내 승용차를 정면으로 충돌하여 조수석 차 유리를 박살낸 뒤 차로에 그대로 떨어져 피를 철철 흘리며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순간 내 잘못은 아니지만 복학을 앞둔 한 건장한 청년이 죽음의 문턱에 있음을 깨닫고 응급처치 후 119 구급차, 112경찰신고, 보험회사까지 혼자의 힘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특히 머리를 다쳐(다행히 목숨엔 지장이 없었지만...) 신음하는 젊은이를 안심시키며 구급차에 실려 갈 때까지 시간은 기억하고 싶지는 않지만 약 10분이었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10분이 왜 이리 길고 긴지 10분이라는 시간이 한 10년쯤의 시간같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10분 동안의 내 행동이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행히도 젊은이의 상태를 살피며, 일어나려는 환자를 안심시키느라고 내 양복은 피투성이가 되었다.

맞다! 평소 우리가 하찮게 여겼던 시간 10분, 우리나라 보통 사람이 귀에 익숙해져 있는 ‘코리안 타임 10분’ 다른 나라 사람과 달리 빨리빨리 문화에 젖어 있는 한국사람이지만 유독 10분의 시간에 대해 우리는 관대한 편이다.

그래서 나도 10분의 소중함을 잘 모르는 편이었다.

1970년대 후반인 처음 한국수출산업공단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서울디지털산업단지(구 구로공단) 내 섬유 및 봉제, 가발공장 근로자들이 아침에 10분 동안 체조를 하는 곳이 많았다. 산업재해 예방도 하고, 가난과 배고픔 속에 아침도 제대로 챙겨 먹지는 못했지만 아침에 신성한 공기라도 마음껏 들이마시며, 미래에 부자가 되는 꿈을 매일 매일 일깨우며 몸을 움직여 설계하였으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풍요로운 대한민국이 된 것도 아마 그때 그 시절 우리 세대의 엄마, 아빠의 10분의 여유들이 모아진 시간들의 열매가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한다.

그 예로, 충북 음성에 위치한 한국화장품의 10분의 탈춤을 통한 2314일 동안의 무사고의 비밀을 소개한 내용을 접하면서 새삼 과거로의 시간여행도 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이제부터는 나도 10분의 여유를 매일 갖도록 해야겠다. ‘하루 10분의 기적’ 책도 매일 출근하면서 10분, 퇴근하면서 10분 동안만 짬을 내어 읽었다. 나의 좋은 습관이 되어 가고 있다. 점점 나이 먹을수록 우리는 좋은 습관을 갖기가 쉽지 않다. 왜냐면 우리 몸은 낡아져 쉽게 피곤해지기 때문으로 더욱이 장시간 일에 집중하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자연 이치인가 보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푸른 숲, 파랗고 높은 하늘을 느껴보는 것,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한 자락이 우주의 기운이고 에너지, 맨발로 땅을 디딜 때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잔가지, 나뭇잎, 모래, 흙의 감촉을 통해 땅의 생명의 근원인 기운을 발견해 보는 것, 나무를 한 번 올려다 보며 나무는 대지를 뚫고 필요한 양분과 수분을 빨아들여 가지 끝까지 보내고 있으며, 뿌리는 얼마나 깊게 뻗었는지 헤아려 보고, 나무에 몸을 기대어 나무의 맥박도 느껴보는 10분 동안의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언젠간 나도 이 세상 시간의 흐름 속에서 벗어나 영원이라는 시간의 헤아림이 없는 곳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조물주가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시간들, 그 속에서의 10분을 잘 활용하여 더욱 나은 미래의 내 모습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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