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면질환자 해마다 4% 증가
국내 수면질환자 해마다 4% 증가
  • 백신혜 <충북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 승인 2011.11.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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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당신의 잠은 안녕하십니까

◆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58세 박모씨.

그는 평소 코골이가 심했으나 본인은 그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운전 중 졸음을 참지 못해 크고 작은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심한 코골이로 인해 식구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뒤 수면 중 호흡이 자주 멈추는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았다. 이미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던 박씨는 뇌혈관질환의 위험이 크다고 진단받고 수면 중 공기를 넣어 기도를 넓혀 주는 기계를 처방받았지만 불편해서 거부했다. 3개월 뒤 박씨는 부인의 부축을 받으며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이미 뇌경색이 와 신체 왼쪽이 마비됐다. 

◆ 수능을 앞두고 있는 19세 김모양.

최근 시험을 앞두고 많은 잠을 줄이고 공부에 매진하려고 했으나 낮에도 계속 졸려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시험 도중에도 조는 일이 발생하고, 학업의 능률이 오르지 않아 평소보다 수면 시간을 늘려 보아도 증상의 호전이 없었다. 같이 자는 동생에 의해 코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병원에 내원하여 수면무호흡증을 진단받았다. 지속양압환기술 치료를 받으면서 낮 동안의 집중력이 좋아지고, 성적이 향상되어 기대 이상의 수능성적으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게 됐다. 

수면은 보약이다. 하지만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독약으로 변한다. 수면 질환은 무기력증, 기억력 저하, 우울감을 부른다.

국내 수면 질환 환자는 20~30% 정도로 추산되며, 매해 4% 이상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질환별로는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수면지연증후군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중 건강에 가장 위협적인 것은 수면무호흡증이다. 목젖과 입천장이 떨려 발생하는 코골이가 동반되며, 기도가 좁아져서 수면 중 수십 차례 숨을 쉬지 못한다.

수면무호흡증이 심각한 것은 다른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수면 중 호흡이 멈추게 되면 신체에 필요한 산소량이 부족해져 혈압, 뇌압, 중심정맥압이 상승하고, 결국 고혈압,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 치매, 당뇨병, 녹내장 같은 합병증을 부른다. 여러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 경우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률이 대략 30~8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수면의 질이 감소하면서 낮 동안의 과다 졸음을 유발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학업 능률을 떨어드린다. 수면 무호흡은 비만이나 작은 턱, 편도 비대 등과 연관이 되어 있는데, 문제는 국내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8년 사이 수면 장애 환자가 4.5배가 증가했지만,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환자는 적다는 것이다.

수면무호흡증후군은 밤 동안에 진행되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받을 수 있다. 수면 중 산소포화도나 심전도, 수면의 단계를 분석하고, 추가적으로 양압기 압력검사를 통해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을 없앨 수 있는 적정한 압력을 찾게 된다. 미국, 일본, 유럽을 비롯한 세계 여러 선진국가에서는 지속적 양압치료법으로 코골이와 무호흡증을 치료하고, 기타 관련 중증질환(뇌졸중, 심장질환, 당뇨,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한 좋은 치료 선택으로 삼고 있다.

이미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이 있는 환자군이나, 학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청소년 등은 수면 클리닉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 체중조절, 자세치료, 양압호흡기치료, 구강내 장치, 수술적 치료 중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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