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민 의료비 지원에 2000만원
한 주민 의료비 지원에 2000만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1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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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곳 '병원순례'… 1년간 3133일분 약 처방
"제발 병원 출입 좀 자제해 주세요"

1년 반동안 하루에 두서너 곳씩 병원을 순회하며 영동군으로부터 월 1백만원대의 의료비를 꾸준히 지원받고 있는 영동군 영동읍 김모씨(51).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의료보험 무료가입자인 김씨는 지난해부터 의료복지가 확대되며 본인부담 의료비까지 전액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문제는 김씨가 병원을 찾는 횟수가 지나치다는 것. 김씨는 지난해 초부터 휴일을 제외하고는 하루 2~4곳의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약 처방을 받아오고 있다.

디스크, 알레르기성 피부염, 죄골 신경통, 비염, 무릎 관절염, 두통 등 증세도 다양하다.

김씨는 지난해 1년간 1200여차례 병원을 찾았고 3133일분의 약을 처방받았다. 하루 평균 3곳 이상의 병원을 순회한 셈이니 진료가 아예 일과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이 지난해 김씨의 본인부담 진료비와 약값으로 의료공단에 지급한 돈은 1769만원. 지난해 집행한 전체예산 2억 1269만원의 8.3%가 한 사람에게 집중된 것이다.

군은 당사자인 김씨와 가족을 만나 설득하고 병원과 약국에도 협조공문을 보내 김씨의 과잉 의료행위에 제동을 걸었지만 소득이 없었다.

병원은 증세를 호소하는 김씨를 외면했다가 진료거부로 몰리는 것이 부담이 됐고, 약국도 처방전을 소지한 김씨를 거부할 방도가 없었다.

군의 읍소( )에도 불구하고 김씨의 병원순례는 올해도 계속돼 올 3월까지 215차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468일분의 약을 구입했다.

군이 부담한 3개월치 김씨의 의료비는 354만 8000원으로 지난해 지원액을 포함해 2000만원을 돌파했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김씨가 지원받을 의료비는 올해도 1000만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수혜자에 대한 의료 수급기간 제한이 없다보니 부작용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질지는 몰랐다"며 "설득도 엄포도 소용이 없었다. 제도적 보완 외에는 방도가 없다"며 답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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