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길, 청남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명박 대통령길, 청남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11.0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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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에 이명박 대통령길을 조성하는 문제를 놓고 충북도와 시민단체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충북경실련이 사업철회를 촉구하며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시민사회단체와도 연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사업주체인 충북도는 입장을 밝히기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해 놓은 상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공방은 시작부터 잘못됐고 청남대에 이명박 대통령길을 조성하는 것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 이곳이 다름 아닌 과거 역대 대통령들의 별장이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경실련은 설명을 통해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념사업은 전례가 없고 더군다나 이명박 정권이 민주주의를 후퇴시켰기에 당초 청남대 개방 취지인 민권회복과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을 밀어붙이고 수도권 규제를 철폐하는 등 충청의 정서와도 배치됐다면서 이명박 대통령길 조성은 원초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강변한다.

만약 청남대의 이명박 대통령길이 정치적인 성격을 지니는 시설이라면 경실련의 주장과, 지역을 위한 그 충정은 옳다. 하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일반에 개방되고 그 재산권도 충북도로 귀속된 청남대는 더 이상 정치적인 시설이 아니라 그저 관광자원일 뿐이다. 때문에 충북도가 이곳에 대통령길을 만들려는 의도 역시 무슨 기념사업 차원이 아닌 오로지 관광활성화를 위한, 다시 말해 유지 보수에 예산만 축내는 청남대의 천덕꾸러기 신세를 불식시키려는 노력 그 이상, 이하도 아닌 것이다.

이를 위해선 '대통령 별장'이라는 과거의 이미지를 철저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고, 이미 충북도는 이런 맥락에서 청남대에 대통령길을 조성함으로써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역대 대통령들의 취향에 맞춰 구간별로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존함을 명명했는데, 추가로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이명박길을 조성하려던 것이 논란을 빚은 것이다. 시민단체에서 문제 삼듯 만약 현직에 있을 때의 치적과 퇴임 후의 정치적 성패를 고려한다면 청남대엔 이명박길뿐만 아니라 그 어떤 길도 절대로 들어설 수가 없다.

굳이 요즘 유행하는 무슨 스토리텔링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엔 무수한 얘기와 야사들이 전해지고 있다. 이것을 철저하게 끄집어 내 관광자원화해도 부족할 판에 생뚱맞게 이념논쟁을 벌인다면 이거야말로 오버가 아닐 수 없다. 오히려 역대 대통령의 치부까지 들춰내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데 톡톡한 소재로 활용할 때다. 세계를 돌아봐도 관광에는 굴욕적인 침탈의 역사까지도 소중한 자원이 되지 않는가.

다만, 대통령길 조성이 너무 인위적이거나 작위적으로 흐르면 안 되겠기에 기존의 길과 풍치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예산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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