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96>
궁보무사 <96>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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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오근장의 최후

“나리! 나리! 제발 이번 한 번만 봐 주십시오. 용서만 해주신다면 저희들이 무슨 짓이라도 다 하겠습니다요.”
제아무리 시치미를 떼어가며 뻔뻔스럽게 굴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고 난 사내가 머리를 더욱 조아리고 훌쩍훌쩍 울어대며 두 사람에게 다시 애원했다.
“뭐? 네가 무슨 짓이라도 다하겠다고?”
창리가 물었다.
“그 그렇사옵니다. 저희들 목숨만 살려주신다면 무슨 짓인들 못하겠사옵니까?”
“그래? 으음……. 좋다! 그럼 지금 당장 똑바로 앉아서 네 그걸 앞으로 쑥 내보아라.”
창리가 조금 거만한 목소리로 내뱉듯이 그에게 말했다.
“네에?”
사내가 무슨 영문인지 도통 모르겠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창리를 쳐다보았다.
“이 자식아! 넌 말뜻도 제대로 못 알아듣느냐? 네가 남자로서 행세할 수 있는 것을 어서 당장 내 두 눈 앞에 꺼내 보이란 말이다!”
옆에 있던 두릉이 다시 크게 외쳤다.
“나, 나리! 설, 설마 그, 그걸…….”
사내가 우거지상을 지으며 벌벌 떠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허! 우리가 그걸 칼로 베거나 찌르지 않을 것이니 아무 염려 말고 어서 꺼내 놓기나 해라.”
잠시 망설이던 사내는 지금으로선 도저히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듯 좌우 어금니를 질끈 한번 깨물어 보고는 천천히 다시 말했다.
“으음. 좋습니다. 그럼 두 분의 인격을 믿고 저는…….”
사내는 매우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자기 물건을 밖으로 꺼내보였다.
약간 어두침침한 가운데에서도 그의 물건은 유난히 작고 또 희게 빛나 보였다.
“하!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대개 자기 물건이 신통치 못한 놈들이 어디 가서 요렇게 오입질을 하고 다닌다니까. 물론 우리 성주님 같은 예외가 더러 있기는 하지만…….”
두릉이 은근히 조롱을 하고 야유를 퍼붓는 듯 이렇게 말하며 창리를 슬쩍 쳐다보았다.
어느새 창리는 죽지유가 들어있는 가죽주머니 입구를 크게 벌려가지고 자기 옷고름을 푹 집어넣고 있었다.
“으으응? 아, 아니……. 왜 , 왜 이러십니까? 이, 이게 뭐예요?”
사내는 창리가 자기 옷고름에 죽지유를 푹 적신 채로 자기 그곳 위에 바짝 들이대자 깜짝 놀라며 몸을 뒤로 움찔거렸다.
“이건 아주 좋은 거야 임마! 가만히 있어!”
두릉이 소리쳤다.
“사내놈이라고 해서 이걸 아무나 발라볼 수 있는 게 아니라구! 네 놈으로선 크게 영광인 줄로나 알아!”
창리도 이렇게 말하며 사내의 물건 위에 죽지유 기름을 골고루 찍어 발라놓았다.
“어때? 좀 서냐? 빳빳하게 서는 감이 있어?”
성질 급한 두릉이 사내에게 얼른 물었다.
“예? 뭐가요?”
“뭐긴 뭐야? 네 놈 물건이 지금 미친 듯이 발딱발딱 서대거나 불끈불끈 솟아오르느냐고?”
“아 나리께서 직접 보시고도 모릅니까요? 지금 이렇게 맥아리 하나없이 칙 늘어져있는데.”
사내가 몹시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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