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47>
궁보무사 <47>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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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한벌성주의 고민
그제야 비로소 뭔가를 눈치 챈 젊은 노예는 얼굴이 완전히 사색으로 되어가지고 온몸을 와들와들 떨며 부용아씨에게 말했다.

“아, 아이고! 아이고! 안 되옵니다. 안 되옵니다.”

“안되긴 뭐가 안 돼. 어서 이리 와봐라, 이놈아.”

부용아씨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다시 외쳤다.

“아, 아이고! 정 정말로 전 안되옵니다.”

“어허! 너 정말 그럴 거야? 어서 빨리 다가와! 안 오고 계속 고집부리면 네놈이 나를 겁탈하려했다고 내가 큰소리로 외쳐서 아예 골로 가게 만들어 버릴 테다.”

부용아씨가 사뭇 협박조로 말했다.

젊은 노예는 잠시 주춤거리다가 도저히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알고는 벌벌 떨어가며 주춤주춤 부용아씨 앞으로 바짝 다가갔다. 그러자 부용아씨는 생끗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시 말했다.

“얘! 너 뒤로 할 줄도 알지.”

“예에?”

“이 자식아! 암캐 수캐가 정답게 서로 붙어서 하는 방식도 몰라? 자, 내가 큰맘 먹고 암캐 노릇을 찐하게 한 번 해줄터이니 네 놈이 성의 있게 잘 좀 해봐. 자!”

부용아씨는 이렇게 말하며 여전히 아기 젖을 물린 채 자기 맨 궁둥이를 젊은 노예 앞으로 쭈욱 내밀었다.

“아, 아이고! 저! 저!”

젊은 노예는 너무나 노골적인 부용아씨의 태도에 도무지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지 온몸을 바들바들 떨어대기만 하였다.

“어라? 이 자식! 뭘 꾸물거리고 있어. 후딱 달려들어서 얼른 해주고 가면 될 건데. 죽 한 숟가락 더 퍼먹은 자리에 무슨 표시가 난다더냐? 어서. 빨리. 이 자식아! 내가 알아서 대줄 때 빨리하고 꺼지라고. 자, 내가 열을 셀 동안 네놈이 개처럼 뒤에서 안 해주면 난 사정없이 큰소리로 외쳐버린다. 네 놈이 감히 나를 겁탈하려고 했다고. 자, 하나, 둘 셋…….”

부용아씨가 또다시 희고 고운 궁둥이를 젊은 노예 앞으로 쭉 들이 내밀며 숫자를 하나 둘씩 세어나가자 더 이상 참고 볼 수가 없었던 오근장은 숨어있던 병풍 뒤에서 단숨에 뛰쳐나왔다.

그리고는 부용아씨의 오리궁둥이처럼 쭉 내민 궁둥이를 발길로 냅다 걷어차며 오근장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 천하에 개 같은 계집.”

그때 팔결성주 오근장은 정말로 크게 노했다. 만약 그녀의 품 안에 젖먹이 아들이 안겨 있지 않았더라면 그 자리에서 부용아씨를 몇 번 더 거세게 발길로 걷어차서 아예 목숨을 끊어놔 버렸을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무튼 현장에 있었던 애꿎은 남자 노예는 억울하게 끌려나가 목이 뎅겅 짤리우는 비운을 당했고, 하반신을 발가벗고 있던 부용아씨는 그대로 꽁꽁 묶여진 채 벽장 안에 홀로 갇히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아니, 감히 내 딸에게 그런 욕을 보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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