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궁보무사 <36>
[궁보무사]궁보무사 <36>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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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부용아씨
“아, 아이구! 제, 제가 방을 잘못 들어온 것 같네요. 저, 그럼…….”

궁보는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면서 몸을 돌려가지고 밖으로 얼른 나가려고 하였다.

“어머! 잠깐 기다려요.”

부용아씨가 궁보를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궁보는 그녀의 말에 갑자기 뒷덜미가 휘감기는 듯 꼼짝 못하고 천천히 몸을 다시 돌렸다.

어느 틈에 부용아씨는 침대 위에 발딱 올라서 있었다.

그러나 워낙 키 차이가 나다보니 침대 위에 똑바로 서 있는 부용아씨의 키보다 그냥 서 있는 궁보의 키가 그래도 한 뼘 이상이나 더 높아보였다.

“호호호……. 정말로 멋대가리 없이 크네. 막상 이렇게 가까이 와서 보니 더욱더 커보이는데 그래.”

부용아씨는 빈정거리듯 이렇게 말하고는 눈웃음을 살살 쳐대며 궁보에게 좀 더 자기 앞으로 가까이 다가오라는 듯 집게손가락을 까딱까딱 거렸다.

궁보는 잠시 쭈삣쭈삣거리기만 하다가 하는 수 없다는 듯 천천히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왜, 왜 그래요?”

궁보는 슬금슬금 부용아씨의 눈치를 보며 이렇게 물었다.

“호호호……. 이거 생긴 것하고는 영 딴판이네. 야. 너 왜 이렇게 겁이 많아, 너 정말 남자 맞아.”

부용아씨가 여전히 침대 위에 올라선 채 앙칼진 목소리로 물어왔다.

“예? 아, 맞아요. 저 남자예요.”

“정말?”

“아, 그렇다니까요.”

“그럼, 한번 꺼내놔 봐.”

“예에.”

“이 자식아, 네가 남자라는 걸 내 앞에서 화끈하게 보여주란 말이야. 자, 네 놈 배꼽 아래에 덜렁거리는 길쭉한 살코기 막대기와 동그란 두 쪽을 어서 당장 꺼내보라구.”

성주의 딸 부용아씨는 마치 부하에게 명령을 내리듯이 말했다.

“아, 아이구! 그 그걸 어, 어떻게…….”

궁보는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어허! 어서 꺼내보라니까.”

“아, 그 그건 못해요! 정말 못해요.”

궁보가 자기 바지춤을 두 손으로 바짝 움켜쥐고는 덜덜 떨면서 대답했다.

“아니, 왜 못하겠다는 거야.”

“저, 우리 엄마가 그러셨어요. 남자들은 남들 앞에서, 특히 잘 모르는 여자들 앞에서 함부로 그걸 꺼내 보여주면 안 된다고요.”

“이 자식이……. 그러면 넌 왜 아까 내꺼를 몰래 훔쳐봤어?”

부용아씨가 갑자기 매서운 눈으로 궁보를 째려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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