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궁보무사 <32>
[궁보무사]궁보무사 <32>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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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용 아씨
궁보와 율량을 태운 마차는 한참 달려가다가 우암산 끝자락쯤에 세워져있는 아주 커다란 집 대문 앞에 멈춰 섰다.

율량과 함께 마차에서 내린 궁보는 자기 눈앞에 펼쳐져 있는 너무나 화려하고 으리으리한 집을 보고 너무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뜨며 입을 딱 벌렸다.

그리고는 도무지 자기 눈앞의 현실을 믿을 수가 없다는 듯 고개를 옆으로 살래살래 흔들어대며 궁보가 말했다.

“우와, 세상에! 이게 사람이 사는 집 정말 맞나요?”

“이놈아! 다른 사람도 아닌 우리 한벌 성주님께서 사시는 집인데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지.”

율량이 씨익 웃으며 궁보의 커다란 엉덩짝을 가볍게 툭툭 손으로 두들겨주었다.

“우와! 언제 한번 우리 어머니와 형님 가족을 모두 데리고 와서 이곳 구경 좀 시켜드려야겠네요. 우와! 참 신기하다.”

궁보는 다시 한 번 더 이리저리 살펴보고는 감탄사를 연신 쏟아냈다.

사실, 깊은 산골 동네에서 태어나 비바람을 간신히 막아줄만한 정도의 집들만 늘 보고 살아왔던 궁보로서는 지금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크고 화려한 집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격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었다.

수십 명이 동시에 들어가도 남을 만큼 아주 커다란 대문 앞에는 칼과 창으로 중무장한 병사들이 떠억 버티고 서있었는데, 이들과 미리 약속이 되어있는지 이 두 사람이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데에 어느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문 안으로 들어선 궁보는 더욱더 크게 놀라고 말았다.

지금 두 발로 밟고 있는 땅바닥 위에 모래알같이 쫙 깔려 있는 수많은 옥석(玉石)들하며 여기저기 눈에 뜨이는 아름다운 꽃들과 싱싱하게 자라난 각종 나무들…….

심지어 조금 멀리 떨어진 어느 곳에는 일부러 파놓은 것 같은 자그마한 연못도 있었다.

그러나 성벽처럼 둘러싸여진 담벽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커다란 망루 위에는 활과 창, 칼 등으로 무장을 한 병사들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어서 이들에게 뭔가 알 수없는 중압감을 던져주고 있었다.

“궁보! 잘 알지? 아까 내가 마차 안에서 자네에게 누누이 말했던 것.”

율량이 별안간 목소리를 낮춰가지고 궁보에게 말했다.

“뭐를요? 아, 제가 성주님을 만나면, ‘율량 대신께서 저를 무척 잘 돌봐주시고 계셔서 아무런 불편 없이 지내고 있다.’고 말해야 된다는 거요.”

궁보가 옆에 있는 율량대신을 내려다보며 이렇게 물었다.

“쉬잇! 자네 목소리가 너무 크다. 어쨌든 이따가 성주님께서 우리와 만날 때 자네가 적당한 기회를 보아 그 말씀을 꼭 하게나.”

“네, 알았습니다.”

궁보가 역시 낮은 목소리를 내어 대답했다.

“그리고, 내가 한마디 더 하겠네만, 자칫 무례하게 보일 수도 있으니 성주님 앞에서는 절대로 말을 많이 하지 말게나. 자네는 아직 철부지라서 성주님의 말뜻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을 뿐더러 설사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도 제대로 말의 참뜻을 전할 수가 없을 거야. 모든 걸 나와 상의하겠다고만 대답하게나. 알았지?”

“네, 잘 알았습니다.”

궁보가 몹시 긴장된 표정으로 다시 대답했다.

궁보는 덜덜 떨면서 병사와 대문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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