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궁보무사 <31>
[궁보무사]궁보무사 <31>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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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궁보의 적들
“월곡, 그건 아주 위험한 생각이오. 달려가다가 몸을 위로 솟구쳐가지고 단숨에 두 발로 가격해 버리는 이단옆차기는 말짱한 통나무조차도 대번에 부러뜨릴 만큼 위력이 아주 대단하지 않소? 그런데 아무런 방어 준비도 없이 사람을 그냥 멀거니 서있게 해놓고 공격을 한다면 이 세상 어떤 장사가 그걸 버텨내겠소? 놈을 단지 혼내주기 위한 목적이라면 우리 다른 방법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옥산은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이제는 월곡을 적극 말리는 자세로 나왔다.

바로 이때,

저 멀리서 뽀얀 흙먼지를 일으키며 이곳을 향해 급하게 달려오는 마차 한대가 있었다.

그 마차 위에 높이 꽂혀진 파란색 깃발의 색깔이나 모양새로 보건대 율량 대신이 항상 타고 다니는 마차임에 틀림없었다.

“아니, 율량 대신이 갑자기 여기에 왜….”

옥산과 수곡, 그리고 월곡은 몹시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서로 쳐다보았다.

이윽고 달려오던 마차가 멈춰섰고, 마차에서 훌쩍 뛰어내린 율량 대신은 곧장 궁보에게로 다가갔다.

궁보는 워낙 덩치가 크기 때문에 어디서나 눈에 쉽게 뜨였다.

“궁보! 성주님께서 자네를 급히 보고자 하신다네. 자, 어서 서둘러 나랑 함께 가보세.”

“네에, 성주님께서요?”

“자, 어서 마차에 올라타게나.”

“성주님께서 왜 저를?”

궁보가 두 눈을 동그랗게 치뜨면서 의아한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그건 나도 모르지. 자, 어서 저걸 타게나.”

율량은 이렇게 말하며 방금 자기가 타고 온 마차를 궁보에게 손가락으로 가리켜보였다. 그것은 아주 튼튼하게 생긴 검은말 두 마리가 끌고 있는 매우 화려한 마차였다.

“그럼 월곡 사부님한테 가서 제가 잠시 나갔다가 돌아오겠다는 말을…….”

궁보는 약간 주저하는 눈치를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다네. 내가 마차를 타고 여기까지 왔으니 무슨 급한 일 때문에 자네를 불러가는 줄로 알거야.”

궁보는 하는 수없이 율량이 권하는 대로 마차 안에 들어갔다. 보통 사람 두 배 크기의 몸집을 가진 궁보가 안으로 들어오니 그토록 여유 있던 마차 실내 공간이 무척 비좁아보였다.

곧이어 궁보를 태운 마차는 흙먼지를 날리며 어디론가 급하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궁보를 급히 어디로 데리고 가네. 저걸 어쩐다지.”

월곡이 몹시 아쉽고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옥산과 수곡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일단 기다려 보게나.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말야. 우후후후…….”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는 율량의 마차를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며 수곡은 이렇게 중얼거렸다.

"우와! 세상에! 사람이 사는 집 정말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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