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궁보무사 <30>
[궁보무사]궁보무사 <30>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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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궁보의 적들
“으음. 그럼 내가 말해드리리다.”

수곡은 이렇게 말을 먼저 꺼내놓고는 잠시 경계를 하듯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지금 어느 누구도 이들을 관심있게 보고 있지 않았다.

수곡은 이에 조금 안심이 된 듯 천천히 다음 말을 이었다.

“우리가 제아무리 용을 써봤자 힘으로는 도저히 놈을 당해낼 수 없을 것이요. 그러니 조금 치사해 보일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런 편법을 써야만 할 것이요.”

“편법이라니?”

“그게 뭐요.”

월곡과 옥산이 그에게 좀 더 바짝 다가가며 물었다.

“후후후……. 내 생각인즉슨, 놈을 어쩔 수없이 꼼짝 못하게 만들어놓거나 그런 상황으로 몰아 넣어가지고 완전히 끝장을 내도록 하자는 것이지.”

수곡이 음흉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예를 들면 어떻게?”

“바로 이렇게 하면 되오. 놈에게 다가가서 이것도 하나의 무술 수련 과정이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가만히 서 있으라고 말을 한 뒤에 멀찌감치 물러나 있다가 갑자기 뛰어오며 멍하니 서 있는 놈을 이단 옆차기로 한 방에 날려 보내는 것이요. 제아무리 놈의 몸집이 크고 힘이 대단하다고 한들 별안간 날아가서 이단 옆차기로 가격을 하는데 제까짓게 그냥 나가떨어지지 않고 배기겠소.”

수곡의 이 말을 듣고 월곡과 옥산의 표정이 환히 밝아졌다.

“아, 그, 그거 참! 좋은 방법이요.”

“왜 우리가 그런 걸 진작 생각하지 못했을까.”

수곡의 의견에 잠시 감탄을 하다가 옥산이 수곡에게 다시 물었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무엇….”

“그건 저 무심강물 한복판 깊은 곳으로 놈과 함께 배를 타고 들어갔다가 슬그머니 배를 뒤집어놓고 유유히 그냥 헤엄쳐 나오는 것이요. 그러면 저 멀리 낭성 산골짜기에서 온 촌놈이 헤엄을 치지 못해 허우적거리다가 결국 빠져죽게 될 것이 아니요?”

수곡은 아무런 감정이나 표정 변화도 없이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하, 하지만, 그건 너무 심하지 않소. 보아하니 그 아이는 덩치만 요란하게 크다 뿐이지 아직도 세상물정에 어두운 어린애 같던데…….”

옥산은 처음엔 이들의 의견에 동조를 하는 듯 했지만, 그러나 이것만큼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이맛살을 크게 찌푸리며 말했다.

“옥산! 지금 우리가 이것저것 사정을 가리고 따져서 생각할 때요. 보다 냉정하게 생각해야만 하오. 수곡, 가만히 듣고 보니 자네 의견이 참으로 그럴듯하구먼. 원래 잡초란 어린 싹일 때에 빨리 뽑아버리든가 해야지 차일피일 미루다가는 나중에 가지가 벌고 뿌리가 굵어져서 그걸 뽑아내려고 하면 몇 곱 절 힘이 더 들어가게 되는 법이요.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이단옆차기 만큼은 제법 좀 하는 편이니 그건 내가 맡아서 직접 해보겠소.”

월곡이 아주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궁보! 성주님께서 자네를 급히 보고자 하신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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