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궁보무사 <28>
[궁보무사]궁보무사 <28>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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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궁보의 적들
한밤중 곤히 잠을 자던 궁보는 소변이 너무 마려워 졸린 눈을 두 손으로 비비고 일어나 방 밖으로 나갔다. 어두운 밤인지라 궁보는 그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바지춤을 내리고 적당한 곳을 향하여 시원한 물줄기를 쭈욱 내뿜었다.

바로 그때 앞에 있던 조그마한 것이 그의 오줌발을 정통으로 얻어맞고는 어둠 속으로 후다닥 도망쳐가는 것이 보여졌다.

어, 어라? 쥐인가. 그러나 쥐 치고는 덩치가 너무 컸다.

그럼 강아지? 아, 그렇다. 강아지일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강아지가 왜 사람이 소변보는 걸 몰래 엿보다가 별안간 달아나버리나.

궁보가 지금 곰곰이 다시 생각을 해보니 어젯밤에 나타났던 강아지 크기만한 것과 조금 전에 달아났던 성주의 딸 모습이 어쩐지 느낌상으로 비슷한 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성주딸 부용아씨가 어젯밤에도 몰래 와서 내 그것을 쳐다보고 갔다는 건가.

으음, 참말로 희한하네. 그게 뭘 볼 게 있다고…….

궁보는 몹시 불쾌하긴 했지만, 그러나 이미 보여주고 난 이상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지나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어쨌거나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내가 각별히 조심을 하도록 해야지. 으음음…….’

궁보는 이런 생각을 하며 뭔가 각오를 다지는 듯 좌우 어금니를 꽉 다물어보았다.

한편, 월곡 사부와 옥산 사부는 점심 먹는 것도 잊은 채 머리를 서로 맞대어가며 궁리에 궁리를 거듭해 보았다. 물론, 커다란 궁보를 아주 꼼짝 못하게 기를 꺾어놓을 방법들을 생각해 보는 것이었다.

“놈에겐 도저히 힘으로는 상대할 수 없겠고……. 아, 이건 어떻겠소?”

갑자기 옥산이 기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물었다.

월곡이 두 눈을 껌뻑거리며 대답대신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놈은 키가 크고 힘이 엄청나게 세긴 하지만 제대로 할 수 없는 것들이 있을 것이요. 이를테면 창던지기나 활쏘기 같은 것 말이요.”

옥산의 말에 월곡은 가볍게 웃음을 띠운 채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고는 이렇게 말했다.

“후후후……. 그건 안 될 말이요. 내 이곳에 오기 전에 놈과 함께 창던지기를 해봤다오. 그런데 생전 처음으로 창을 잡아본 놈이 나보다 훨씬 더 멀리 던지지 않겠소. 게다가 돌멩이를 던져서 맞추는 솜씨 또한 대단하다는 걸 내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소이다.”

“그럼, 활도 쏘아봤다는 얘기요?”

“아니, 아직 활을 쏴보게 하지는 않았지만, 어째 내 예감으로는 활 또한 제법 쏠 것 같소이다.”

월곡이 한숨을 길게 몰아내 쉬며 이렇게 다시 대답했다.

“그럼, 도대체 우리가 뭘 가지고서 놈의 기를 팍 꺾어놓을 수 있단 말이요?”

옥산이 약간 짜증스러운 말투로 이렇게 물었다.

바로 이때, 검은 그림자가 그들 앞으로 쫙 드리워지더니 곧이어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하하! 놈을 꼼짝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내가 알려드릴까.”

월곡과 옥산은 깜짝 놀라 고개를 얼른 쳐들었다.

월곡과 옥산은 궁보를 꺾을 방법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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