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궁보무사 <27>
[궁보무사]궁보무사 <27>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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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궁보의 적들
“그러니 어떻게 하든지 부용아씨가 보고 있는 지금 이런 중요한 자리에서 저 아이가 우리들 무예 실력을 보고 쩔쩔 매는 꼴을 반드시 보여줘야만 할 것이오.”

“무슨 좋은 방법이 없겠소”

“글쎄 말이요. 마땅한 수단이나 방법이…….”

월곡과 옥산이 이렇게 한탄을 하며 크게 걱정을 하고 있을 즈음, 저 쪽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있던 궁보는 배당받은 주먹밥 수십 개를 몽땅 다 먹어치워 버렸다.

그리고는 병사가 가져온 물통을 통째로 받아가지고 텅텅 비워질 때까지 입에 대고 벌컥벌컥 물을 들이마셨다.

‘아! 아!, 시원하다. 가뿐하다. 이제야 제대로 먹고 마신 것 같구만.’

빈 물통을 병사에게 건네주고 난 궁보는 입가에 묻은 물기를 혀로 살살 핥아대다가 자기 배꼽 아래 부분이 터질듯이 빵빵하게 부풀어 있음을 알고 깜짝 놀랐다.

이것은 지금 당장 그의 몸 밖으로 뭔가를 빨리 쏟아내야만 한다는 표시였다.

‘으음……. 그래, 뺄건 빼놓고 봐야지.’

궁보는 급한 볼일을 보러가고자 앉아있던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이리저리 주위를 살펴보다가 마침내 볼일 보기에 매우 적합한 장소로 찾아간 궁보는 급히 바지춤을 아래로 까 내리고는 소중한 자기 그것을 밖으로 끄집어내어 하얀 물줄기를 세차게 쭈욱 내뿜었다.

“어, 시원하다. 아이구 시원해라.”

궁보는 물줄기를 뿜어내는 동안 크고 통통한 얼굴 위에 환한 미소를 활짝 지었다.

뭐니뭐니해도 이 세상에서 가장 기분이 좋은 것은 이렇게 꾹꾹 눌러가며 참고 있었던 용변을 시원스럽게 그리고 말끔히 배설하는 것이다.

정말이지 지금 이렇게 상큼하고 온 몸이 가뿐해지는 기분은 어느 누구에게서 억만금을 받는 대도 함부로 쉽게 느껴볼 수 없는 짜릿한 기쁨 그 자체가 아니겠는가.

불필요한 물줄기를 한바탕 쭈욱 쏟아낸 다음 이제 마지막 뒷마무리를 하고자 손가락으로 그걸 쥐고 툭툭 털어내려할 즈음, 궁보는 갑자기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으응, 누 누구야?”

궁보는 자기 그것을 바지춤 안으로 급하게 쏙 집어넣으며 큰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가까운 지척거리에서 후다닥∼ 소리와 함께 검불 더미를 헤치며 누군가가 막 달아나는 모습이 보였다.

‘아, 아니……. 저, 저…….’

궁보는 이를 보고 너무 어이가 없었다.

지금까지 궁보가 배설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을 때 이를 몰래 쳐다보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니……. 그런데 지금 저 멀리 튀어 달아나는 조그만 여자의 머리 위에 달려 있는 반짝거리는 금빛 장식과 함께 입고 있는 채색 비단옷으로 볼 때 부용아씨임이 틀림없었다.

‘어허! 거 참 이상한 여자네. 왜 남자가 오줌 누고 있는 걸 몰래 숨어서 훔쳐 봐. 자기가 엉덩이 까고 소변보는 걸 남이 몰래 쳐다본다면 기분이 좋겠는가.’

궁보는 몹시 언짢은 듯 이렇게 투덜거렸다.

‘아, 참! 그러고 보니 뭔가 이상하다.’

궁보는 어젯밤에 겪었던 일이 눈앞에 문득 떠올랐다.

월곡과 옥산은 궁보를 꺾을 방법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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