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궁보무사 <23>
[궁보무사]궁보무사 <23>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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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궁보의 무예 수련
이윽고 월곡 사부의 신호에 따라 두 사람의 검술 대련은 시작되었다.

그런데, 막상 대련이 벌어지고 보니 퍽이나 곤란하고 어색한 상황이 나타났다.

키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는 두 사람이 목검을 각각 손에 잡아 쥔 채 마주 서서 겨루다보니 한 사람은 팔 길이가 너무 길어 긴 창을 잡고 있는 꼴이 되었고, 또 한사람은 본의 아니게 짧은 칼을 잡고서 싸우는 셈이 되었다. 그러니 키가 작은 젊은 병사가 목검을 휘두르며 궁보를 향해 용감하게 바짝 다가가려해도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부터 번번이 제지당하기 일쑤였다.

젊은 병사는 궁보 주위를 하릴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만 하다보니 마침내 진땀을 질질 흘리며 힘에 몹시 겨운 듯 숨을 헉헉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저래가지고야 무슨 놈의 시합이 되겠는가.’

심판을 보는 월곡은 시간이 점점 흐르면 흐를 수록 자기 가슴이 몹시 답답해지고 또 기분이 매우 초조해짐을 느꼈다.

키가 작은 병사가 제아무리 용을 쓰고 어쩌고 해봤자 궁보가 긴 팔을 이용하여 목검을 휘둘르며 아예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하니 제대로 승부가 되어질리 없었다.

월곡은 이때 꾀를 내었다.

“이봐! 궁보!”

“네에?”

궁보는 심판을 보던 월곡 사부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무심코 고개를 홱 돌렸다.

‘이에잇’

바로 이틈을 타서 젊은 병사가 궁보의 대들보 같이 커다란 두 다리를 향해 직선으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궁보는 깜짝 놀라 손에 쥐고 있던 목검을 아래로 툭 내리쳤다.

그런데 그것은 참으로 묘하게도 젊은 병사 머리통 위를 떡메로 내리치듯이 정통으로 때려버렸으니……. 젊은 병사는 순간 ‘찌이익!’ 소리를 크게 내지르며 앞으로 팍 고꾸라져버렸다.

“아이고, 저, 저런.”

“저, 저걸 어째.”

주위에서 구경하고 있던 병사들이 비명을 마구 질러댔다. 쓰러진 그 젊은 병사는 그만 혼절을 해버렸는지 아예 미동조차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몇몇 병사들이 얼른 달려가서 쓰러진 젊은 병사를 마구 흔들어댔다.

다행히 그 병사는 죽지 않았지만, 두 눈을 희멀겋게 뜬 채로 가쁜 숨을 폴짝폴짝 몰아 쉬고 있었다. 그러나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걸로 보아 몹시 위급한 상태 같았다.

“빨리 찬물을…”

“아니야. 먼저 가슴을 쥐고 흔들어. 숨쉬기가 곤란한 것 같잖아.”

병사들이 이렇게 호들갑을 떨어대고 있을 때 월곡사부는 그저 죽을 맛을 느끼고 있었다.

아. 아. 그나저나 이를 어찌할 거나…….

사부(師父)라고 하면 자기 제자에게 적어도 뭔가는 가르쳐 줄만한 것이 좀 있어야하는데 이렇게 위신이 번번이 깎여져서야 되겠는가.

게다가 성주 따님 부용아씨께서 빤히 지켜보고 있는 아주 중요한 자리에서 오히려 놈(궁보)의 위신만 잔뜩 추켜 세워준 꼴이 되고 말았으니…….

"월곡! 안되겠소 내가 직접 놈을 혼내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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