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궁보무사 <22>
[궁보무사]궁보무사 <22>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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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궁보의 무예 수련
궁보는 부용아씨라고 부르는 저 자그마한 여자를 처녀가 아니라며 얼떨결에 말을 해놓고나서 월곡 사부가 왜 저토록 당황해 하는지 궁금했다. 그러나 궁보는 굳이 그 이유에 대해서 알고 싶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궁보는 어서 빨리 이런 무사 수업을 마치고나서 정식으로 한벌읍성 무사가 되어 성주님께 소금을 많이 타가지고 낭성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 어머님께 효도하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요 바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야! 어떻게 됐냐. 부용아씨는?”

월곡사부가 궁금한 듯 은근슬쩍 다시 물었다.

“네, 볼일을 이제 다 마치고나서 두 여자와 함께 이곳으로 천천히 걸어오고 있어요.”

“그래? 그럼, 아까처럼 담장 구멍을 통해 여기를 몰래 쳐다볼 것 같으냐?”

“아직 잘 모르지만, 제가 얼핏 보기에 그럴 것 같은데요.”

궁보가 담장너머로 슬금슬금 쳐다봐가며 다시 대답했다.

“됐다, 그럼 부용아씨가 담장 구멍으로 여기를 들여다볼 때까지 우리 잠시만 더 기다려보자꾸나! 으흠흠…….”

월곡은 이렇게 말하고는 궁보와 함께 대련을 하기로 한 젊은 병사를 가만히 손짓해서 불렀다.

젊은 병사는 궁보 앞으로 가까이 다가오자 더욱더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궁보를 봤을 때에도 엄청나게 커보였는데 바짝 다가와 보니 궁보는 도무지 사람같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컸기 때문이었다.

월곡은 두 사람에게 대련할 때 주의사항 같은 것들을 대충 들려주고는 슬그머니 궁보에게 다시 물었다.

“이제 왔는가?”

“오매! 또 안보이네요.”

궁보가 고개를 길게 빼며 말했다.

“흐흐흐……. 네가 안 보인다는 건 부용아씨가 지금 저 담장에 바짝 붙어서 뚫린 구멍으로 이곳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뜻이야. 자, 대련을 시작하자.”

월곡 사부의 지시에 따라 두 사람은 목검을 쥔 채 나란히 마주 보고 섰다.

엄청난 체격 차이를 보이고 있는 이 두 사람!

이것은 마치 황소와 강아지가 마주 서서 노려보고 있는 듯한 그림이었다. 그러자 이곳에서 검술 수련 중이던 한벌성 병사들이 이색적인 대련을 구경하고자 한두 명씩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이들 주위를 삥 둘러싸기 시작했다.

“아! 그곳은 피해라 피해.구경하고 싶거든 이쪽으로 모두 질서정연하게 모여라.”

월곡은 혹시라도 담장 구멍을 통해 몰래 보고 있는 부용아씨의 시야를 가리게 될까 두려워 구경하는 병사들이 담장쪽으로는 아예 얼씬조차 하지 못하도록 해두었다.

젊은병사 머리에 정통으로 목검이 떨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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