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궁보무사 <20>
[궁보무사]궁보무사 <20>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 궁보의 무예 수련
“그래, 으흥흥흥…….”

월곡은 웬일인지 음흉한 미소를 입가에 흘렸다.

그는 지금부터 잔머리를 굴려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일을 진행해 볼 참이었다.

성주 따님 부용아씨가 몰래 지켜보고있다하니 우선 궁보와 이 젊은 병사가 검술 대련을 벌이도록 한다. 궁보는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검술 대련이라곤 전혀 해 본 적이 없을 터이니, 그가 목검을 잡고 어찌할 바를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재빨리 그 젊은 병사는 궁보의 다리나 허리 등등을 목검으로 치게 한다.

그러면 월곡은 그 젊은 병사의 승리를 즉시 선언한 다음, 자기가 사부(師父) 자격으로서 한 수 가르쳐주겠다며 젊은 병사와 검술 대련을 한판 벌인다.

물론 젊은 병사는 어디까지나 배우는 제자 입장으로 임할 것이니 사부에게 함부로 덤벼들지 못하겠지.

따라서 월곡은 검술지도를 해주는 척 시간을 조금 끌다가 적당한 기회에 그 젊은 병사를 멋지게 제압해놓음으로써 은연중에 자기 자신의 존재를 크게 부각시켜 놓는다.

그러나 이것은 성주의 따님 부용아씨가 빤히 쳐다보고 있는 자리에서 행해야만 그 가치가 제대로 빛날 것이다.

‘으흐흐흐……. 그러니까 나는 이 커다란 궁보 녀석의 콧대를 자연스럽게 꺾어 놓음과 동시에 내 위신을 한껏 드높인다 이거야. 이를테면 나는 꿩 먹고 알 먹는 식으로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거둔다고나 할까. 으흐흐흐……. 어쨌든 부용아씨가 멋들어진 내 무술 솜씨를 보고나서 크게 감탄한 나머지 자기 아버지에게 그대로 고하면 내 위신이 얼마나 크게 올라가겠어. 당장 내 봉록(俸祿) 수준이 눈에 번쩍 뜨일 만큼 크게 올라갈 터인데……. 으흐흐흐…….’

월곡이 지금 이렇게 기분 좋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궁보가 잔뜩 골이 난 목소리로 그에게 다시 물어왔다.

“사부님, 이제까지 저는 이런 거 가지고서 남들과 싸워본 적이 한 번도 없다니까요.”

“어허! 이건 실제로 싸우는 게 아니야! 대련(對鍊)이야 대련, 이것은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무술 수업이야. 자, 그걸 진짜 칼이라 생각하고 저 자와 맞서 싸워보게나. 그걸로 상대의 목이나 머리, 팔다리, 가슴, 허리 등등을 자네가 먼저 찌르거나 베게 되면 이기는 거야. 물론 이 목검을 손에서 먼저 떨어뜨리게 되는 사람은 당연히 지게 되는 것이지.”

월곡의 말에 궁보는 그다지 썩 맘에 내키지는 않지만 할 수없다는 듯 그에게서 받은 목검을 두 손으로 불끈 잡아보았다.

그런데 궁보는 엉뚱하게도 목검의 손잡이 부분이 아닌 목검 칼날 부분을 잡고 있었다.

“어! 아니, 이봐! 궁보! 목검(木劒)을 그렇게 거꾸로 잡아들면 어떻게 하나? 상식으로 생각해봐도 사람 손으로 칼자루를 잡아야 하는 것이지 날카로운 칼날 부분을 그렇게 잡아서야 어디 쓰겠는가.”

“어? 어? 정말 그러네요.”

월곡 사부의 지적에 궁보는 그제야 깜짝 놀라 목검을 다시 바로 고쳐 잡았다.

"궁보! 부용아씨가 지금 우리 쪽을 보고 있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