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궁보무사 <19>
[궁보무사]궁보무사 <19>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 궁보의 무예 수련
그러자 월곡이 가만히 그의 귀에다 대고 나지막한 목소리를 내어 이렇게 말했다.

“이봐, 자네가 충분히 이길 수 있어 저 놈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목검을 잡아본 적이 없다구. 그러기 때문에 목검을 어떻게 휘두르는 건지조차도 제대로 몰라. 그러니까 자네가 시합을 하자마자 목검으로 재빨리 놈의 다리 쪽을 쳐버리란 말일세. 그러면 심판을 보고 있던 내가 자네 승리로 얼른 선언해버릴 테니까말야.”

“하, 하지만…….”

목검을 쥔 젊은 병사는 그래도 머뭇거려댔다.

왜냐하면 바로 어제, 저 커다란 궁보가 청동화로를 번쩍 집어들고 내던졌다가 휘어진 다리를 도로 펴놓는 등등 그의 엄청난 힘을 직접 목격했거니와, 한벌성내에서 봉술의 달인(達人)이라고까지 추앙을 받고 있는 수곡 장사가 장봉(長棒)으로 저 거인을 혼내주려다가 오히려 본전도 못 찾은 채 슬그머니 뒤로 물러나고 말았다는 사실 등등을 그는 너무도 생생하게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허! 그저 내 말대로 따라 하라니까! 지금 같은 이런 기회를 제대로 살려야만 자네가 뜰 수 있는 것이고 또 이를 빌미로 하여 크게 출세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하, 하지만…….”

“용기를 내라고. 용기를, 부용 아씨께서 지금 먼발치에서 이곳을 지켜보고 있어요.”

“네에! 부, 부용아씨가요?”

젊은 병사는 성주의 딸이 바로 요 근처에 와 있다는 말을 듣고나자 갑자기 얼굴 위에 밝은 화색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밝은 화색은 곧바로 그의 얼굴 위에 결연한 의지의 빛으로 바뀌었다.

“으음. 좋습니다. 그럼, 제가 대련을 벌이는 즉시 목검으로 놈의 저 기다란 다리나 뚱뚱한 허리를 칠 터이니 월곡대사부님께서는 재빨리 제가 이겼다고 소리쳐 주십시오.”

목검을 쥔 젊은 병사는 이렇게 말하고는 아주 독하게 마음먹은 듯 좌우어금니를 질끈 한번 깨물어보였다.

월곡은 아직까지 뭐가 뭔지를 몰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쳐다보고 있는 궁보에게 진짜 칼과 같이 나무로 잘 깎고 다듬어진 목검(木劒) 한 자루를 건네주며 이렇게 말했다.

“자, 이걸로 저 자와 한번 대련해보게나.”

“이, 이거 진짜 칼 아닌가요?”

궁보가 목검을 받아들고 이리저리 매만져보며 조금 겁이 나는 듯이 월곡에게 물었다.

“이 사람아, 그게 진짜 칼이면 어떻게 되나? 사람이 다치지 않게 나무로 만든 것이지…….”

월곡은 이렇게 큰소리로 말을 하고는 재빨리 목소리를 낮춰가지고 궁보에게 살짝 물었다.

“야! 부용아씨가 여기까지 따라왔느냐?”

“네. 지금 저기 나무 뒤에 숨어서 또 몰래 훔쳐보고 있는데요.”

궁보 역시 낮은 목소리를 내어 대답했다.

월곡은 젊은 병사를 멋지게 제압하려 하는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