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궁보무사 <14>
[궁보무사]궁보무사 <1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 궁보의 무예 수련
율량 대신을 따라간 궁보는 우선 침식(寢食)을 해결할 곳을 배정받았다. 궁보가 워낙 거구인데다가 식사량도 엄청날 거라는 점 등등을 고려하여 율량은 궁보가 충분히 두 다리를 뻗고 잠을 잘만한 커다란 숙소를 마련해 주었고, 배가 고프면 식당에 가서 맘대로 먹을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해 주었다.

그리고 커다란 그의 몸에 제대로 맞는 옷이 있을 리 없기에 옷 만드는 사람들이 조그만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정확한 그의 몸 치수를 일일이 재가며 새로 옷을 만들어 주게 하는 등등 율량대신은 궁보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궁보! 이제 내일부터 너는 실력있는 사부님을 모시고 피눈물 나는 무예 수련을 받아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 한벌읍성을 지키고 성주님께 충성을 다할 수 있는 용감한 무사가 되어지는 것이지. 궁보! 너는 대단히 뛰어난 힘과 체격을 가지고 있으니 뭐든지 잘 해낼 수 있을 거다. 알았지?”

늦은 밤이 되어서야 모든 일을 마무리 지어놓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율량 대신은 이렇게 궁보를 격려해 주었다. 그러자 궁보는 아주 자신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날 밤, 잠자리에 누운 궁보는 커다란 창문너머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빛을 바라보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어머니! 형, 누나!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궁둥이는 기필코 한벌성의 용감한 무사가 되어 소금을 많이 얻어가지고 자랑스럽게 집에 돌아갈 테니까요. 저에 대한 걱정일랑 아예 하지 마시고, 아무쪼록 건강하게 지내시라고요.”

어느새 궁보의 커다란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궁보는 간단한 세면을 마친 후 율량 대신이 특별한 지시를 내려놓은 식당에 들어가서 맘껏 퍼지도록 밥을 먹고 고기를 뜯었다.

집에서는 어쩌다 먹어보는 맛난 고기를 여기서는 얼마든지 먹을 수가 있으니 궁보로서는 그야말로 살맛이 나는 일이었다.

통닭을 몇 마리나 먹어치웠는지 궁보의 식탁 위에는 살점이 뜯겨진 닭 뼈가 수북이 쌓였고, 커다란 양푼에 담겨있던 밥은 어느 틈에 말끔히 비워져 있었다.

‘아, 이제야 제대로 먹은 것 같구먼!’

궁보는 물 한 동이를 벌컥벌컥 들이마시고는 아주 기분 좋게 식당 문을 나서려는데, 율량 대신이 3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어느 사내를 데리고 그 앞에 나타났다. 그 사내는 호리호리한 보통 체격에 안광이 몹시 날카로워 보여 결코 평범한 사람 같지 않았다.

“궁보! 오늘부터 너를 지도해주실 사부님이시다!”

율량의 말에 궁보는 커다란 몸을 바짝 움츠려가지고 그 사내를 향해 정중히 인사를 올렸다.

“으흐흐흐……. 몸집이 정말로 대단히 크구만. 그러나 속빈 강정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렇게 덩치가 커다란 사람은 의외로 속이 약한 경우가 참 많거든…….”

그 사내는 커다란 궁보를 위아래로 쓰윽 한번 훑어내려보며 은근히 깔보는 듯한 말투로 이렇게 입을 열었다. 아마도 이 사내는 어제 궁보가 한벌성주와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무서운 괴력을 과시했던 걸 전혀 모르고 있는 눈치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