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궁보무사 <12>
[궁보무사]궁보무사 <12>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 궁보의 무예 수련
그러자 한벌성주가 큰소리로 대답했다.

“어쨌든 무사로서의 싹수가 있는지 없는지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미리 알아보는 것도 괜찮다고 나는 생각하오. 수곡! 그 아이를 너무 심하게 다루지는 말고 그냥 가볍게 봉술(棒術)이 어떻다는 것만 알려주는 정도로 한 수 지도해 주게.”

성주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수곡은 손에 들고 있던 기다란 봉 한개를 궁보에게 냉큼 던져주며 소리쳤다.

“자, 그걸로 네가 날 맘껏 공격해 봐라! 난 오로지 방어만 할 것이니.”

궁보는 얼떨결에 그가 던져주는 봉을 잡아들긴 했지만 곧바로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싫어요! 내가 왜 이런 걸로 사람을 때려요.”

“어허! 얼른 잡아, 이건 싸움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무예 대련을 하자는 것이니…….”

수곡이 쥐고 있던 봉의 끝을 궁보의 얼굴에 똑바로 겨누며 다시 소리쳤다.

“글쎄 싫다니까요. 제가 왜…….”

“네가 정 싫다면 내가 먼저 공격해 볼터이니 막아보아라.”

수곡은 이렇게 말을 마치고는 두어자 풀쩍 위로 뛰어오르며 봉 끝으로 궁보의 머리를 타다닥 두들겨대고 아래로 사뿐히 내려왔다.

“아야야야, 아이고 아파라! 아니, 사람 머리를 이렇게 때려도 되는 거예요.”

궁보는 방금 얻어맞은 곳이 아픈지 오만상을 찌푸리며 수곡에게 항의했다.

“조심해라. 이번엔 네 가슴과 허리 엉덩이 부분이다. 이야아압!”

수곡은 기합소리를 크게 내지르며 궁보의 넓적한 가슴과 허리, 엉덩이를 연달아 갈겨댔다.

“아야야야! 아야야야!”

궁보는 계속 봉으로 얻어맞자 부아가 크게 치밀어 올랐다.

“하하하하! 그러기에 내가 조심하라고 이르지 않았느냐. 이번엔 네 머리다. 막아봐라. 이야아압!”

수곡은 날카로운 기합소리와 함께 또다시 껑충 뛰어올라 궁보의 머리를 향해 잽싸게 봉을 날렸다.

그러나 멍청하게 얻어맞고만 있을 궁보가 아니었다. 그의 머리를 향해 또다시 봉이 날아오자 궁보는 잽싸게 손으로 봉을 꽉 움켜잡았다. 그리고는 잡아 쥔 봉을 궁보는 그대로 쭈욱 위로 들어올렸다. 그 바람에 봉을 잡고 있던 수곡의 몸이 자연스럽게 허공에 떠졌다.

‘어, 어라.’

마치 꼬치가 꿰어진 상태로 공중에서 봉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수곡이 두 다리를 바둥거리자 궁보는 쥐고 있던 봉을 슬그머니 놓아버렸다.

‘으으악!’

수곡은 봉과 함께 아래로 뚝 떨어져 어이없게도 엉덩방아를 크게 찧고 말았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일이었기에 봉술의 달인이자 귀재로 불리는 그로서도 도무지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 자식! 때려 죽여 버리겠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수곡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정말로 궁보를 죽일 듯이 수곡은 아주 맹렬한 기세로 봉을 휘두르며 궁보에게 다시 달려들었다.

"궁보 자네는 궁둥이가 보배가 아니라 힘이 보배구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