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궁보무사 <11>
[궁보무사]궁보무사 <11>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5.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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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궁보의 무예 수련
이를 쭉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호밀이라고 하면 이곳 한벌읍성 뿐만 아니라 인근 일대에서 힘깨나 쓴다고 소문이 자자하게 나 있는 장사가 아니던가. 그런데 저 궁보라는 거인에게 단지 깔린 것 하나만으로 그의 왼쪽 팔이 저 지경으로 되어지다니…….

“안, 안되겠다. 빨리 가자꾸나.”

율량은 쏠리고 있는 사람들의 수많은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궁보를 얼른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가려했다. 그러나 어느 누군가가 이들이 가려는 길 앞을 딱 가로 막아 섰다.

“잠깐! 나 좀 봅시다.”

율량과 궁보가 힐끗 쳐다보니 한길 길이가 조금 넘어 보이는 기다란 막대봉 두 개를 양손에 각각 쥐고 있는 20대 후반의 젊은 사내였다. 그는 방금 전에 궁보의 몸에 깔려 왼팔이 완전히 꺾여나간 호밀 장사보다 체격이 약간 작았지만, 날렵한 몸매에다가 눈초리가 매우 날카로워 보였다. “수곡! 자네 지금 왜 그러는가. 당장 길을 비키게.” 율량이 이맛살을 크게 찌푸리며 그들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자에게 말했다.

“저 거인이 지금 당장 저와 한 수 겨뤄가지고 저를 떳떳하게 이기고 난 다음에 제 몸을 발로 짓밟으며 가도록 해주십시오. 아무런 기술도 없이 단지 뚱뚱한 몸으로 사람을 깔려 다치게 한 자를 이 성 안에 있도록 그냥 놔둘 수는 없습니다.”

방금 수곡이라 불린 젊은 사내가 손에 잡고 있는 기다란 두 개의 봉을 흔들거리며 아주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 뭐라고? 아니, 자네도 지금까지 다 봤지 않나. 성주님께서도 이 아이의 한벌성 거주(居住)를 허락하셨고…….”

율량이 그를 꾸짖듯이 큰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전 그냥 물러설 수 없습니다. 대신님께서도 아시다시피 호밀님과 저는 의(義)로써 맺어진 의형제입니다. 형님이 지금 저 지경으로 되었는데 아우가 어찌 모른 척 할 수가 있겠겠습니까.”

수곡이 바로 앞에 서 있는 율량과 궁보를 번갈아 보며 아주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지금 이 아이는 무예에 관한한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가 아닌가.”

“그래도 제대로 쓸 만한 무사감인지 아닌지를 미리 알아보는 것도 과히 나쁘지는 않을 것 이옵니다.”

수곡은 이렇게 말을 하고는 성주가 있는 쪽을 향해 큰소리로 다시 외쳤다.

“성주님, 부디 허락하여 주십시오. 제가 이 봉(棒) 두 개로 이 아이가 장차 우리 한벌성에 쓸모 있는 무사가 되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지극히 쓸모없는 식충(食蟲)이 역할을 할 것인지를 옥석(玉石) 가려 내듯이 알아내보고자 합니다. ”

“성주님, 아니 되옵니다. 지금 이 아이는 덩치만 커다랄 뿐 아직 봉술(棒術)이 뭔지 조차도 모르고 있사옵니다. 그런데 어찌 위험한 봉술 시합을 할 수가 있겠사옵니까. 싹수 있는 재목이 미처 자라기도 전에 다치기라도 한다면 그 손실을 어찌 감수해야합니까.”

율량이 몹시 다급한 목소리로 성주를 향해 외쳤다.

성주 허락을 맡은 수곡은 궁보에게 대련을 신청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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