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7>
궁보무사 <7>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1.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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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궁보의 힘
“하하하……. 아니, 이 녀석아! 그렇게 뜨거운 것이라면 조금 전에 병사들이 어떻게 네 앞에 갖다 놓았겠느냐?”

성주가 계속 터지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아가며 말했다.

“참, 그 그런가요.”

궁보는 무안한 듯 얼굴이 더욱더 새빨개졌다.

“네가 그것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기가 정 어렵다면 네 재주껏 그걸 끌어다가 원래 있던 자리에 도로 갖다 놓으려무나.”

성주가 그 커다란 청동화로를 사람 머리위로 번쩍 들어 올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이렇게 다시 말했다.

“그럼 제가 이걸 원래 있었던 자리에 도로 갖다놓기만 하면 되는 건가요?”

궁보가 크고 귀엽게 생긴 두 눈을 반짝거려가며 다시 물었다.

“아, 물론이지. 살살 끌고서 가든 아니면 옆으로 굴려서 가져가든 네 맘대로 해보려무나.”

“혹시, 이걸 그냥 집어던져도 되는 건가요?”

“뭐, 예끼! 이 녀석아, 어떻게 감히 저런 걸 사람이 집어던…….”

성주가 몹시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막 끝내기도 전에 궁보는 그 커다란 청동화로를 두 손으로 덥석 잡아가지고 자기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리더니 휘이익 던져버렸다.

궁보에게서 떠나간 청동화로는 바람소리를 내며 가볍게 날아가 아까 있었던 바로 그 자리에 툭 떨어졌는데, 땅바닥에 닿는 순간 아깝게도 두 다리가 휘어져 절반쯤 엎어지고 말았다.

“우아아!”

“우와!”

이를 본 사람들은 크게 놀라 두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도대체 저게 사람의 힘으로 가능한 건지, 아니면 혹시 잘못 본 것인지.

“아이고, 저거 다리가 그만 휘어졌네요. 어떻게 하지요?”

궁보가 갑자기 울상을 지으며 성주 눈치를 슬금슬금 살펴보았다.

“아, 아니다. 괜찮다. 흠흠흠…….”

성주는 대단히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위아래로 잠시 끄덕거리다가 옆에 있는 신하에게 다시 말했다.

“보아하니 지금 저 아이는 체격이 클 뿐만 아니라 대단한 괴력(怪力)도 지니고 있소. 하지만 아직 검법(劍法)이나 권법(拳法) 등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운 바가 없는 것 같으니 특별히 신경써서 지도해 주도록 하시오. 제대로 잘만 다듬는다면 우리 한벌성에 꽤나 쓸모가 있는 무사로 될 것 같소.”

“저도 그렇게 생각하옵니다. 저 아이를 지도해 줄만한 사부(師父)를 곧 찾아보겠습니다.”

그 신하 역시 성주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라는 듯 머리를 연신 조아려가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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