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풍(朴風)과 안풍(安風), 그리고 총선
박풍(朴風)과 안풍(安風), 그리고 총선
  • 남경훈 <편집부국장>
  • 승인 2011.10.1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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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내년 4월 11일 치러지는 19대 총선이 꼭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현역 의원들은 ‘프리미엄’을 이용해 지역구 수성에 안간힘을 쏟고, 도전장을 내민 출마 예정자들은 ‘물갈이’를 내세우며 민심 잡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내년 총선 경선룰 개정 작업은 여야 모두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석패율제 도입과 선거구 획정 문제 등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아 총선 입지자들은 혼란스럽다.

더욱이 민심의 흐름을 잡지 못한 채 표심이 어디로 흘러갈지 방향조차 예측하기 어려워진 현 정국이 이들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내년 총선은 현 시점에서 그야말로 ‘시야제로’이고, 예측할 수 없는 대혼전을 이룰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진 원인은 정치권을 강타해 현재 진행형인 ‘안철수 신드롬’이다. 정치권은 이 같은 안철수 신드롬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으며 변화를 외치고 있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새로운 정치에 목마른 유권자들의 눈높이에 따라가지 못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고전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의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과 새 인물에 대한 갈망이 확인되면서 ‘유권자의 20~22%=견고한 보수층’이란 등식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안풍(安風)’이 몰고온 ‘행동하는 무당층’이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이 정치권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안풍은 내년 총선에서 변수(變數)가 아닌 상수(常數)로 돌변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재보궐선거를 보면 이후 정치권의 판도변화를 장담키 어렵게 됐다.

우선 서울시장 선거 등 이번 재보선은 결과에 관계없이 정국을 빠른 속도로 ‘미래권력’ 중심으로 재편시킬 것이다.

이번 재보선의 한 축은 ‘MB정부 4년평가’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여당이 패배한다면 덩달아 ‘현재권력’인 이 대통령의 레임덕도 가속화된다.

여당이 승리하더라도 부담이다. 선거승리의 효과는 ‘나경원 후보를 돕겠다’고 선언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박 전 대표는 여당의 유력 대선주자다. 이래저래 정국의 중심이 청와대나 정권 창출 세력이 아닌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미래권력’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결국 이런 구도는 내년 총선을 ‘안풍(安風)과 박풍(朴風)’으로 몰고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필 이런 때에 대통령의 사저(私邸)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들은 퇴임후 거처할 사저의 규모와 엄청난 예산 투입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 문제점도 나온다.

이런 비슷한 사안들 때문에 여권은 더욱 박풍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아무튼 ‘박풍-안풍’ 맞대결은 이번 재보선에서 피할 수 없게 됐다.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릴 만큼 저력을 보여온 박 전 대표가 선거 전면에 나섰고, 안철수 원장이 어떤 형태로든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두 개의 흐름은 결국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의도 입성을 노리는 정치인들은 이번 재보선이 자신의 선거와 다름이 없다고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 여당에서는 친이는 끝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야당은 시민세력과의 주도권을 놓고 고민이 많다. 기존 정당들은 좌불안석이다. 그만큼 내년 총선은 바람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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