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의 날
직지의 날
  • 심억수 <시인>
  • 승인 2011.10.1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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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인류문화 발전에 인쇄술은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일부계층에 국한되었던 교육과 지식의 보급이 인쇄술의 발달로 일반사람들에게 빠르게 보급되었다. 인쇄발달로 인하여 사회전반에 걸쳐 변혁을 일으켰으며 권위주의 붕괴와 더불어 자유주의가 싹트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인쇄술의 발전은 교육보급의 효과와 종교개혁, 나아가 문예부흥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오늘날 인류문명의 발달에 밑거름이 된 인쇄문화유산인 직지가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2001년 9월4일이다. 직지를 세계만방에 알리고 더불어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자 청주시가 9월4일을 직지의 날로 제정하였다. 청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기록유산인 직지가 우리 고장 청주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다. 그러나 시민 중에 직지의 날이 언제인지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범시민 운동으로 직지 찾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마당에 지역주민이 몰라서는 안 될 것이다. 직지의 날 행사를 주관하는 청주시와 관련단체에서 조금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직지는 고려시대의 고승인 백운경한화상이 1377년에 펴낸 책으로 깨달음에 대한 선의 지침서다. 직지의 중심 주제는 “참선을 통하여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볼 때, 그 마음의 본성이 곧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만의 독창적인 문화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청주시가 직지의 세계화 청주의 세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유네스코와 직지상을 제정하여 직지의 날에 즈음하여 직지축제와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을 병행실시하고 있다. 첫해 청주직지축제가 ‘돋움에서 펼침으로’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된 후 소통, 어울림, 나눔, 상상, 공감의 주제로 축제를 가졌다. 올해는 제4회 직지상 시상식의 해로 지난 9월2일 오후2시에 예술의 전당 대공연장에서 1,377명의 시민합창단의 축가로 매우 의미 있는 시상식 행사를 가졌다. 호주 국가기록원이 디지털 보존분야에 선도적인 역할을 인정받아 직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상장은 특별히 전통기법으로 제작된 두루마리 형식으로 품위와 기품이 있게 제작되어 직지상의 품격을 높였단다.

직지의 날 축제가 성공하려면 관계자들만의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전 국민 모두가 함께하는 행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청주시에서는 세계문화 유산의 발생지를 인식하여 그에 걸맞은 창조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속 있는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 직지의 날 축제는 충북지역만을 대표하는 문화축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인류문화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누구나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다각적인 프로그램으로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직지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민들이 알고 있는 직지에 대한 지식은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라는 정도일 것이다. 내용이나 발자취에 대하여서는 대다수 국민들이 잘 모르고 있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직지를 세계 모든 사람에게 알리고 빛나게 할 것인가는 고민해 봐야 할 일이다. 세계적인 축제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어떤 이유로 세계적인 축제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지 연구하여 직지의 날 축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품격 있는 축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직지의 날을 제정한 이상 우리들은 그 책임을 가지고 우리 세대뿐 아니라 대대손손 문화유산 전수와 함께 문화축제까지 전수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직지의 날을 계기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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