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질환 오인·방치땐 치료 지연
코골이 질환 오인·방치땐 치료 지연
  • 연제엽 <충북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승인 2011.10.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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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비만환자의 증가와 함께 성인에서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으로 대표되는 수면 호흡장애 환자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수면 호흡장애는 성인에서뿐 아니라 소아에서도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3세에서 12세 사이의 소아에서 코골이 증상을 가진 환아는 10-25%. 이 중 10% 정도에서 수면 무호흡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코골이를 질환으로 인지하지 않고 대수롭지 않은 증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진단과 치료가 늦어진다.

더구나 소아에서는 호흡장애가 주로 나타나는 REM 수면기가 새벽에 많이 나타나고 소아의 호흡장애의 형태가 무호흡보다는 지속적인 상기도 폐쇄로 인한 저호흡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심한 증상을 부모가 잘 관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소아에서 수면호흡장애가 조기에 진단되지 못하고 장기간 지속될 겨우 성장장애, 행동 및 학습장애가 생길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심혈관계 및 신경인지기능 발달에 영향을 미쳐 장기적인 합병증이 발생한다. 소아기는 신경학적으로 매우 빨리 자라는 시기이므로 수면무호흡이 없는 단순 코골이도 행동 및 인지기능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합병증들은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경우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의심과 검사, 치료가 필요하다.

수면 호흡장애가 있는 환아는 코골이 이외에도 수면 중에 땀을 흘리며 자거나 입을 벌리고 자거나, 목을 뒤로 젖히거나 기대 앉은 자세로 자는 등의 특이한 수면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소아의 수면 호흡장애가 성장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학습장애, 행동장애, 신경인지능력장애 등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수면 중 호흡장애로 산소포화도가 떨어진 환아들에게서 학습장애가 있었고, 이 환아들 중 수면 호흡장애를 치료한 군에서는 의미 있게 성적이 향상되었지만 치료를 받지 않은 군에서는 성적에 변화가 없었다는 여러 보고가 있다.

진단을 위해 병력청취, 신체검사,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병력 청취는 코골이 수면 무호흡 이외에 앞서 기술한 동반 증상의 유무가 중요하다. 대다수의 소아 수면호흡장애가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증에 인한 폐쇄성 수면호흡장애이므로 이에 대한 검사와 두개와 안면 모양에 대한 자세한 관찰이 필요하다.

임상적 검사만으로 치료를 결정하기 충분하지 못한 경우, 또는 수술(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 후에도 완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 코와 입을 통한 공기 출입, 가슴과 복부의 호흡운동, 뇌파, 안구운동, 혈중 산소포화도, 심전도, 근전도 등 7가지 이상을 동시에 측정함으로써 수면호흡장애의 종류, 심각도, 수면 효율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검사이다.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은 가장 흔히 행해지는 일차적 치료법이다. 수술 후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며 수술의 성공률은 약 75-100%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심한 비만이나 악안면 기형이 동반된 경우, 신경근육계 이상이 동반된 경우는 이 수술로 완전 회복이 어려울 수 있고 사춘기에 재발할 수 있다. 수술의 금기증을 가지거나, 편도와 아데노이드 크기가 작은 경우,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 이후 수면호흡장애가 지속되는 경우 이차적으로 지속적 양압 호흡기를 사용한다.

정리하면, 소아에서 코골이가 관찰되면 무심코 넘기지 말고 수면무호흡 동반 여부, 또래에 비한 발육상태 정도, 주의 집중력장애, 행동장애, 신경인지능력장애 증상 여부 등을 파악하여 수면호흡 장애에 대한 조기진단 및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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