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과 조각 사이… 이야기가 있는 비움
사물과 조각 사이… 이야기가 있는 비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10.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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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 서울서 조각가 송일상 개인전… 20일부터 청주 무심갤러리서도

조각가 송일상씨(사진)가 서울과 청주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송 작가는 '비움-사물과 조각 사이'란 주제로 서울 단성갤러리에서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전시회를 연 뒤, 청주전시장을 옮겨 20일부터 27일까지 무심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9번째 개인전으로 조각을 새롭게 형태화한 작품들이다.

2006년 '비움'에 천착해온 작가는 '돌'이라는 무겁고 딱딱한 내부를 도려내며 사물의 속을 드러내는 작업을 통해 변화된 작품세계를 보여줬다.

이후 돌조각에 새긴 기하학적 선을 따라 색채를 덧입힘으로써 기존의 조각에서 과감히 탈피하였고 작가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로 인정받았다.

이번 전시작품 역시 '비움'이 주제지만 사물의 비움에서 한발 나아가 이야기가 있는 '비움'으로 전환해 전시한다. 돌에 올려진 커피잔과 나무의 조형에선 따스한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고, 화강암은 부드러운 선으로 조각돼 나무에 걸쳐져 있다.

철제에 올려진 돌로 조각된 수건은 무거움을 가볍게 들어올리며 비움의 자세를 생각하게 한다. 이처럼 '사물과 조각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김재관 쉬마미술관 관장은 "송작가의 작품은 지난 10년 동안 모성애적인 인체 조각에서 흔적 시리즈로, 선사상을 통한 비움의 작업에서 일상에 대한 관심으로 전이되었다"며 "표면상 대조를 이루는 양각과 음각의 형태는 무거운 돌의 무게를 없애고 가벼운 인상을 주며 새로운 환상의 공간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의 작품들이 감성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시각성을 중시한 구상 조각에 한정되었다면, 분명 지금의 새로운 작품들은 그것이 사실적 형태이긴 하지만 형태의 특징을 넘어선 예술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하는 개념성을 지니고 있다"며 "일상적 삶에서 사물과 조각 사이의 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작가의 신선한 도전이 아름답다"고 평했다.

송일상 조각가는 마동 창작마을에 작업실을 두고 있으며, 현재 한국조각가협회, 토석조각회, 전국민족미술인연합회, 충북조각가협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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