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박물관
떡박물관
  • 윤병화 <세경대학 박물관큐레이터과 교수>
  • 승인 2011.10.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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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우리나라 대표적인 동물담 중 유래담인 ‘해와 달이 된 오누이’전을 보면 삼남매를 집에 두고 품팔이를 갔던 어머니가 길에서 호랑이를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호랑이는 어머니에게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고 말하며, 떡을 요구한다. 호랑이도 좋아했던 떡은 과연 어디서부터 왔을까? 

역사적으로 떡은 곡물을 응용한 영양과 기호를 모두 충족시켜 주는 과학적 음식으로 ‘삼국유사’에 등장한다.

[박노례 임금이 처음에 매부인 탈해왕에게 왕위를 물려주니 탈해가 말했다.

“대개 덕이 있는 사람은 이(齒)가 많은 법이어서 잇금을 가지고 시험을 봅시다.”

이에 떡을 물어 시험을 보니 왕이 이가 많았으므로 먼저 왕위에 올랐다. 이로 인하여 왕을 이질금이라고 하였다. 잇금의 칭호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설병(舌餠) 한 그릇과 술 한 병을 가지고 좌인을 거느리고 가니 낭의 무리 백 삼십 칠인이 예의를 갖추고 따랐다.]등의 기록이 남아 있다.

즉, 떡은 동아시아에서 신석기시대부터 갈들과 시루 등을 이용하여 곡식가루를 찌거나 삶아 익힌 음식으로 오랜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나오는 떡은 이(齒)의 개수를 확인하거나 설병(舌餠)의 표현에서 알 수 있는 인절미나 절편과 같은 친 떡이다. 친 떡은 곡식을 그대로 또는 가루 내어 익힌 다음 절구로 쳐서 만든 떡으로 표면에 떡살을 이용하여 다양한 문양을 찍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절편이다. 이와 같은 떡은 다양한 재료를 배합하여 만들기 때문에 떡만으로도 당질과 단백질 등을 얻을 수 있는 과학적인 음식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떡문화는 유구한 역사 속에 늘 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각종 세시풍속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였다. 이런 떡문화를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는 곳이 바로 종로에 위치한 떡박물관이다.

떡박물관은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소장이 2002년 선조들이 남긴 삶의 흔적들을 더듬어 보고 사라져 가는 우리 것을 보호하기 위하여 개관한 떡전문박물관이다. 박물관의 2~3층에는 부엌, 장독대, 시절떡, 시절음식, 떡 제작도구, 전통 통과의례 상차림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1층에는 부대시설로 떡카페인 질시루가 위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직접 떡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떡 체험교실을 통한 떡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우리의 떡은 온갖 정성을 쏟아야만 완성될 수 있었으며, 단순한 영양분의 보충을 위한 것에 머무르지 않고, 한 해의 제액초복(除厄招福)을 위해서도 만들었던 음식이다. 이번 주말 전통 떡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떡박물관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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