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 마을
시가있는 마을
  • 김형술 기자
  • 승인 2006.06.13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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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의 말
물고기의 혀는 천 개
혹은 달

가만히 혀를 뱉어 모래 속에 묻는
물고기의 모국어는 침묵

끊임없이 물결을 흔들어
날마다 새로운 청은(靑銀)의 바다를
낳아 키우는
물고기 입 속은 꽃보다 붉고

물고기가 묻어놓은 말들 속에서
일어서는 물기둥
뭍으로 오는 힘찬 물이랑
바람

세상에서 가장 큰 말을 가지고도
아무 말 하지 않는
물고기의 혀는 불

물 속의 투명한 불꽃

-시집 '물고기가 온다' 문학동네

<필자약력>
92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
시집 '의자와 이야기하는 남자', '나비의 침대'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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