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만 하는 축제 벗어나 함께 즐겨야"
"구경만 하는 축제 벗어나 함께 즐겨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10.04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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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라이프>
시민과 함께하는 공예비엔날레 기획 손순옥 화가

유용지물을 주제로 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에는 시민들의 공예품이 전시돼 있다.

'동고동락(同苦同樂)'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친근감이 강점이다.

동고동락을 기획한 손순옥 화가(사진)는 생활과 공예 외에도 시민과의 만남에 큰 의미를 두고 기획전을 준비했다.

전문 공예인들의 작품과는 달리 시민들의 참여로 또 다른 유용지물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다.

"동고동락 프로젝트는 시민들과 지역 작가들이 함께 어울려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만들어가는 전시회입니다. 사전 기획한 공예교실에서 버려진 다양한 물건들을 작품으로 재탄생시킴으로써 유용성과 창의성을 보여주고자 했는데 결과물이 더 만족스럽게 나왔어요."

전시장에서 만나는 작품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이다.

음료수병을 녹여 작품화한 설치작품과 못 입는 청바지로 만든 가방, 헌 도마를 활용한 열쇠걸이 선반과 의자, 폐목재로 만든 커피통, 스웨터를 이용한 쿠션 등 다양하다.

"사전 기획 없이는 불가능한 전시라 두 달 전부터 각 단체의 신청을 받아 진행했어요. 참여자 중에는 수암골 어르신들의 수공예작품도 있고 다문화가정여성들이 만든 열쇠 고리,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만든 자연물 작품도 있어요. 아마추어들의 공예작품이지만 색다른 볼거리를 관람객들이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시민 200여명의 400여 작품들은 그야말로 시민참여형 비엔날레장이다. 아이디어로 새롭게 탄생한 물건들은 고정된 공예장르를 확장시켜 준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은 전시장에 오롯하게 담겼다.

"그동안 비엔날레가 작가 중심으로 치러졌는데 이번 동고동락전으로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시민들이 행사를 위해 작품을 만드는 일은 쉽진 않지만 내고장에서 펼쳐지는 국제 행사에 참여하며 청주에 대한 애정도 커지잖아요."

행사장을 매일 둘러보며 전시장을 체크하는 손 화가의 모습도 활기차다.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해 주기도 하고, 전시 구성을 꼼꼼히 챙긴다.

"그림 그리는 것과 기획하는 것은 전혀 다르지만 재미있어요. 그림이 작가 혼자만의 작업이라면 기획전은 함께하는 작업입니다. 특히 동고동락전은 많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작업이라 힘들지만 그만큼 자부심도 큽니다."

전시를 오픈하며 참여자들의 축하무대도 마련했다.

시민과 함께하는 동고동락(同苦同樂) 음악회란 이름으로 3일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야외공연장에서 어린이들부터 할머니까지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시민이 보는 것으로 그치기보다 함께 참여해 즐기는 축제가 성공하는 것 아니냐"는 손 화가의 기획처럼 시민참여자들의 축하무대는 물론 가수 김원중, 밴드 조, 유형민씨의 무대가 이어져 한바탕 신나는 시민축제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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