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에서 신약을 찾는다.
잡초에서 신약을 찾는다.
  • 우래제 <청주 금천중 교사>
  • 승인 2011.09.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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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최근에는 인간의 질병 치료제를 각종 화학 물질이 복잡하게 얽힌 인공 물질이 아닌 자연에서 찾으려는 연구가 더욱 활발하다. 천연물에서 얻은 질병 치료제는 인공 화합물로 만든 신약보다 개발 비용이 적게 들고 부작용도 적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예부터 우리 인간은 주변의 생물들에서 약을 만들어 이용했다. 양귀비에서 마취제를, 키니네에서 말라리아 치료제를, 푸른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만들었고 최근에는 열대 식물에서 ‘칼라놀라이드 에이’라는 에이즈 치료제를, 거머리에서 히루딘을 추출하거나 개발하는 등 많은 종의 동식물이 각종 의약품의 원료가 되었다. 독일은 우리 은행잎을 사료용으로 수입해서 혈액순환제를 개발했고, 신종 플루의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평범한 조미료 식물이었던 팔각회향(붓순나무)에서 만들어졌다.

최근 국내 연구진들도 우리 주변의 식물에서 신약 개발 연구에 한창이다. 경희대에서는 옻나무 추출액으로 만든 한약 ‘넥시아’라는 암 치료제를 개발하였다. 또한 칡의 뿌리인 갈근(葛根)에서 신장염 치료제를, 나팔꽃씨와 현호색 덩이줄기로부터 위장질환 치료제를, 다년생 풀인 ‘황금(黃芩)’이 뇌신경 보호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신약 개발 중에 있다.

이처럼 많은 생물들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이용되어 왔거나 앞으로 이용할 가치기 충분히 있다. 우리 조상들은 ‘청미래덩굴’을 나물로 먹거나 뿌리를 달여 먹기도 하고 일부 섬지역에서는 밥이 쉬는 것을 막는 방부제로 활용했는데 천연 방부제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무화과나무’ 잎이나 ‘할미꽃 뿌리’를 이용해 구더기를 죽였으며 ‘굴거리나무’의 즙이나 ‘비자나무’ 열매는 구충제로 사용했다.

‘애기똥풀’과 ‘소리쟁이’로 산후통을 없앴으며 소와 돼지가 체했을 때는 ‘고삼’과 ‘질경이’ 등을 먹였으며 소의 혀에 혓바늘이 생겼을 때에는 소태나무 줄기의 쓴맛을 이용하여 해결했다. 그 밖에 쑥, 무릇, 곰솔, 쇠무릎, 민들레, 엉겅퀴, 털머루, 삽주, 음나무, 감국, 감나무 잎, 콩과의 싸리 등은 현재도 식용이나 약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민간요법으로 사용한 조상들의 지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현대의 생명공학 기술과 접목을 시킨다면 중요한 신약이나 미래의 식량자원, 신소재로 발굴·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 조상들이 생물자원을 이용해 온 지혜를 찾아 자료를 수집하여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우리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용하는 민간요법을 찾아 조사하여 보자. 그러다 보면 고대 이집트부터 사용된 버드나무 껍질에 함유된 살리실산에 화학변화를 주어 만든 독일 바이엘사의 아스피린보다 좋은 약이 우리나라에서 개발될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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