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닻 올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 연지민 <교육문화부장>
  • 승인 2011.09.2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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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개막 일주일을 맞았다. 공예를 접목해 청주를 세계에 알리고, 문화도시의 위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시작한 행사도 벌써 7번째다. 비록 격년제로 치러지긴 했어도 청주와 공예의 상관 고리는 어느 정도 단단해졌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청주가 왜 공예냐는 질문이 행사 때마다 발목을 잡았지만 이제 10년의 세월을 보내며 ‘공예도시 청주’도 그만큼 관록이 붙었다고 본다. 해를 거듭할 수록 세계 작가들의 참여율도 높아지고, 초대국가로 선정되기 위한 각국의 노력도 청주의 문화역량을 보여주는 일례라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정준모 전시감독이 ‘유용지물’이란 주제로 비엔날레를 치르고 있다. 공예가 쓰임의 단계를 지나 생활 속 예술이라는 실용적 가치에 주안점을 둔 전시다. 예술과 실용의 만남과 어긋남 속에서 공예의 가치를 찾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러한 전시 콘셉트는 도심 속에 방치돼 왔던 옛 청주연초제조창이 비엔날레를 통해 새롭게 드러났다. 도심의 흉물로 치부되었던 건물이 한순간(?) 예술공장으로의 놀라운 변신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청주 시민들조차 이런 곳이 있었나 되물을 정도로 연초제조창의 위용은 대단하다. ‘유용지물’ 비엔날레로의 최대 성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 역시 재활용에 포커스를 맞춰 전시장을 꾸몄다. 공예를 4가지 주제로 보여주는 전시장과 시민들의 생활 속 아이디어로 꾸민 ‘동고동락’ 전시장 작품들도 재활용의 가치를 내포하며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외형적 구조물과 내재된 작품의 상관성은 나름대로 큰 틀 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일회성 전시장을 짓고 부수던 비엔날레에서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로 전환한 이번 행사는 비록 예술생산은 아니더라도 전체적 행사의 맥을 짚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뭔가 2%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는 너무 큰 건물이 주는 압도감일 수도 있고, 익숙하지 않은 내부에서 오는 불안감일 수도 있다. 아니면 공간에 대한 무개념 상태나 작품에 대한 번호표 라벨에서 관람 배려에 아쉬움을 갖게 하는 2%일 수 있다.

이는 좁은 장소가 주는 안정감과 달리 공간구분 없이 이어지는 동선으로 처음 찾는 관람객에겐 그곳이 그곳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더구나 방대한 작품 물량과 매머드급 전시장은 한 번 찾은 관람객들이 소화하기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좀 더 관람객의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예술의 느낌을 강조한 전시감독과 시민의 눈높이를 주장한 관람객들의 작품 감상 온도 차가 아직 미지수로 남아 있지만 다행히 이 같은 불편사항에 대해 조직위 측은 전시장을 보완·수정하며 관람객을 맞고 있다.

행사에 대한 여러 가지 말들은 청주라는 중소도시가 국제 공예행사를 치르면서 겪는 그야말로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다. 하나, 사소함은 사소함으로 그치지 않고 행사의 성패를 좌우할 작은 열쇠이기에 주최 측의 세심함이 요구된다.

이제 비엔날레 행사 40일 중 일주일을 보냈다. 남은 기간 전국은 축제의 계절이다. 이 축제의 열기 속에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우수한 작품전시와 시민서비스라고 본다. 성급한 성과내기보다는 내실을 기하며 성공적인 행사추진이 진행되었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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