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파병, 자원·통상분야 실리도 챙기길
남수단 파병, 자원·통상분야 실리도 챙기길
  • 이재경 부국장(천안)
  • 승인 2011.09.2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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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1. 국내 유통업계가 다음 달 초 중국 특수 기대로 들떠 있다. 중국 국경절(10.1~7)에 관광객들이 대거 한국을 찾는 덕분이다. 이미 서울의 유명 호텔 대부분이 100% 예약을 완료했다. 호텔업계는 투숙객의 40%가 중국인 손님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호텔뿐만이 아니다. 백화점, 면세점들도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백화점마다 중국의 '큰손'들에 거는 기대로 비상 대책회의까지 하며 여행사들에 로비까지 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유통업계는 색다른 이벤트까지 준비중이다. 롯데면세점은 국경절에 때맞춰 10월 1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빅뱅, FT아일랜드 등 한류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콘서트를 연다. 한국 가수들에 열광하고 있는 중국인 손님들을 겨냥했다. 면세점 측은 이날 공연을 중국 관광 패키지 상품으로 묶어 1000명을 유치한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중국을 기대하는 것은 중국인들의 씀씀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소공동의 롯데면세점 본점은 지난 9월(1~18일) 중국인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나 증가했다. 신라면세점도 비슷한 기간 중 중국인 매출액이 3배 늘었다. 중국 관광객은 국내 주식시장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국, 유럽의 금융위기로 증권시장에 투매가 이어지는 가운데도 유통 관련 주식만 견조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 화장품 회사들은 국내 증시가 2거래일 동안 폭락했는데도 불구 되레 주가가 올랐다. 세계 경제가 흔들리는 가운데도 국외관광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중국의 경제력이 부러울 따름이다.

2. 아프리카에서의 중국의 자원 싹쓸이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오래전부터 자국의 경제력 향상에 대비, 안정적 원유 확보에 매달린 중국은 아프리카에 남다른 공을 들였다. 그런 중국이 최근 독립한 신생국 남수단에도 혀를 내밀고 있다. 남수단에서 생산되는 석유 때문이다. 수단은 분리되기 전 아프리카 5위의 산유국이었으며 남수단은 수단 전체 석유자원의 75%를 보유하고 있다. 내전으로 고통받던 남수단이 독립하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몇몇 국가에 유엔평화유지군(PKO) 파병을 요청했다. 아시아에선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일본이 파병을 준비 중이다. 역시 중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공병과 의무병 등 비전투병과 전력을 파병할 계획인데 비교적 분쟁지역에서 벗어난 수도 주바 근처에 주둔시킬 예정이다. 이에 반해 중국은 내전이 진행 중인 수단과 남수단 국경에도 파병을 강행할 계획이다.

이미 남수단의 독립단계에서부터 깊숙이 내정에 개입한 중국으로선 어떻게 하든 주도권을 잡아 실리를 챙기겠다는 생각이다. 아프리카 곳곳에 자국민을 '주둔'시켜 경제적으로 막대한 부를 쌓고 있는 중국이기에 새삼 놀랍지도 않다. 이런 상황에서 반기문 총장이 일찌감치 한국에 파병을 요청한 것은 일종의 배려라 볼 수 있다. 정부는 이달 말 남수단에 파병 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한다. 파병 병력 규모는 공병 275명으로 알려졌다.

대아프리카 정책에서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는 우리지만, 세계 평화 기여 역할은 물론 자원·통상 외교에서 실리도 챙기는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남수단은 우리와 남다른 관계도 있다. 영화, TV를 통해 1000만명 이상을 울린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이태석 신부가 있었던 곳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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