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유두종 바이러스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 박연진 <충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 승인 2011.08.2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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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자궁경부암은 생식기에 사마귀를 만드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현재 약 100종 이상의 유전형이 밝혀졌으며, 이 중 약 40여종이 자궁경부, 질, 외음부, 항문 주변, 구강, 남성 생식기, 후두 등의 점막에 감염을 일으킨다. 전염력이 강해 한 번의 성접촉에 약 70%가 감염되며 콘돔으로도 완벽히 예방되지 않는다. 약 20년간의 역학조사를 통해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에 따라 유전형은 고위험군, 중등도위험군, 저위험군으로 분류한다. 16, 18, 31, 33, 35, 39, 45, 51, 52 56, 58, 59, 66의 유전형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이 중 16, 18, 45, 31, 33, 52, 58형이 약 90%의 원인이 된다. 특히 16 유전형은 50%, 18 유전형까지 포함하면 70%의 원인이 된다. 또 16, 18 유전형은 고등급전암성병변(자궁경부 상피내암(CIN) 2, 3)의 50%, 저등급전암성병변(CIN 1)의 25%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현재 이 두 유전형을 포함하는 예방백신이 접종되고 있다.

예방백신은 16, 18 유전형만 포함하는 상품명 서바릭스(Cervarix)와 16, 18 유전형에 생식기 사마귀를 만드는 6, 11 유전형을 포함하는 상품명 가다실(Gardasil)의 두 제품이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 접종되고 있다. 임상 시험의 결과에 의하면 16, 18 유전형에 의한 자궁경부암의 전 단계와 자궁경부암의 발생을 거의 100%에 가깝게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16, 18은 전체 자궁경부암의 약 70%만 발생시키므로 지속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은 계속 필요하다. 접종은 근육주사로 3회에 걸쳐 시행되며 첫 접종 1개월(서바릭스)~2개월(가다실) 후 2차 접종, 6개월째 3차 접종을 한다.

효과는 면역원성 연구에 의하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접종 연령은 첫 성접촉이 있기 전이 좋으며 9~26세(가다실), 9~25세(서바릭스)이며 산부인과학회에서 권장하는 최적 연령은 15~17세로 정하고 있다. 백신은 바이러스의 껍질을 구성하는 유전자로 만들어져 감염을 일으키거나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 즉 생백신이 아니므로 비교적 안전하며 부작용은 다른 백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다른 백신과 동시 접종이 가능하며 다만 접종 부위를 다르게 해야 한다. 또 청소년에서 통증과 두려움으로 실신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15분간 관찰이 요구된다. 접종 전에 인유두종 바이러스검사나 세포검사를 해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임신부에서 접종이 된 경우 유산을 하거나 검사를 해야 할 필요가 전혀 없으며, 출산 후 남은 접종을 계속 하면 된다. 최근의 임상연구와 면역원성 연구에 의해 45세 까지(가다실), 55세까지(서바릭스)의 여성에서도 효과적이며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성접촉을 통해 자궁경부 점막에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대개 2년 내에 90% 정도 소실되나, 지속적인 감염을 일으키면 암 전 단계인 상피내암이 되고, 여기서 진행되면 보통 자궁경부암이라 부르는 침윤성암이 된다. 감염에서 고등급상피내암(CIN3)까지 약 7~15년, 여기서 암으로 진행은 약 1년 내지 1년 반에서부터 수십 년 정도 소요되나 빠른 진행을 보일 수도 있다. 자궁경부암은 눈에 보이는 피부 점막에서 발생하며, 바이러스 감염에서 암 발생까지 약 10~20년 이상이 걸리고, 암의 전 단계가 명확히 있고, 세포검사와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라는 간편하고 훌륭한 도구가 있으며, 우리나라는 이를 검사하고 판독할 수 있는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잘 갖추어져 있어 암이 되기 훨씬 전에 발견될 수 있으며, 이런 전암성 병변은 자궁경관 입구를 간단히 도려내는 치료로서 진단 겸 치료가 이루어져 궁극적으로 암이 예방될 수 있는 점 등의 특징이 있어 조기검진이 암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암이다.

세포검사는 모든 성접촉 경험이 있는 여성에서 주기적으로 시행돼야 하고, 질 세포를 유리 슬라이드에 미는 과거 방법은 1년에 한 번, 용액에 담그는 액상세포검사는 2년에 한 번, 30세 이상에서 액상세포검사와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를 동시에 할 경우 3년에 한 번 해야 하며 70세까지 시행한다. 40세 이상 여성은 국가 암검진이 2년마다 있으므로 반드시 받도록 해야 한다. 세포검사는 암이 실제 있는 경우에도 음성으로 나오는 위음성률이 약 50%에 달하므로 반드시 주기적으로 검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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