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흑돼지로 일군 귀거래사
유기농 흑돼지로 일군 귀거래사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1.08.08 1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은 수한면 오익환씨
구제역과 수입고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에도 토종 축산을 고집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로 판로개척에 나서고 있는 축산인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5년 전 보은에 정착한 오익환씨(69·보은군 수한면 광촌리)는 흑돼지 사랑이 남다르다.

충남 당진이 고향인 오씨는 지난 1996년 오랜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물 맑고 공기 좋은 수한면 광촌리로 귀농해 그림 같은 전원생활의 꿈을 키우고 있다.

오씨는 귀농을 집 주위에 야생화, 대추 및 과일나무, 약초 등을 심으며 누구나 하룻밤 묵고 싶어할 만한 시골집을 꾸미는 일로 시작했다.

전원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시골집 단장을 마친 오씨는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 지난 1998년부터 육우를 사육하며 부농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넘쳤으나 때마침 불어닥친 IMF로 인한 극심한 경기침체와 인력 부족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채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후 10여년간 모진 고생을 해야 했던 오씨는 새로운 사업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관찰하다 지난 2009년 충청북도 축산위생연구소를 통해 토종흑돼지 5마리를 구입,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다.

육우를 사육하면서 실패를 경험했던 오씨는 토종흑돼지 사육을 위해 깨끗한 농촌 환경에서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옥수수, 쌀겨, 식품부산물 등으로 사료를 만들어 먹이고, 보은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하는 유용미생물(EM)을 이용해 악취제거는 물론 청결한 축사장 조성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하루에 한 번은 산 주변에서 싱싱하게 자란 산야초를 채취해 먹이고 운동장 등 탁트인 공간에 방목 사육함으로써 항생제를 쓰지 않고도 건강한 토종돼지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유기농 축산을 고집해 왔다.

이런 노력들이 빛을 발해 현재 오씨의 축사에는 100여 마리의 토종흑돼지가 사육되고 있으며, 여기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우리 맛닭 100여 마리를 구입해 키우고, 알도 직접 부화시켜 사육하는 등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 고품질의 특색 있는 유기농 고기를 소비자에게 납품하고 있다.

오씨의 노력은 토종을 통한 유기농 축산물의 생산에만 그치지 않았다.

오씨는 군 농기센터에서 실시하는 e-비즈니스 교육을 통해 블로그(http://blog.daum.net/keumeng)를 운영하는 등 판매에도 노력해 매년 300여명에게 50~60마리의 흑돼지와 100여 마리의 맛닭을 직거래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실패를 거울삼아 성공을 이끈 오씨는 "깨끗한 농촌에서 토종 축산물을 유기농 방식으로 키워 냄으로써 도시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인터넷 판매와 함께 도시민들의 신청을 받아 현장에서 바로 시식할 수 있는 농촌체험과 연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