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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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0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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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니야!
자화자찬인 것 같지만, 우리 민주노총충북본부의 김용직 조직부장은 사람좋기로는 정말로 나무랄데가 없다.

그는 지금 하이닉스 매그나칩 하청노동자들의 투쟁과정에서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청주교도소에서 복역중이다.

그는 구속되기전에 8평짜리의 부도난 임대아파트인 복대동 덕성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그가 처음 아파트 부도소식을 듣고나서는 임차보증금을 떼일까봐 노심초사 했었다.

본인의 문제가 걸려 있으니 대책을 논의하는 입주자회의에도 참석했던 것 같은데, 어느날 보니 그가 부도임대아파트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쯤, 그와 술자리를 같이 할 때면 그는 항상 아파트 주민 이야기를 풀어놓곤 했다.

위층의 70대 할머니는 갖고 있는게 600만원 보증금이 전부인데 이걸 떼이면 갈데가 없다고 울먹인다는 애기도 하고, 옆동의 서른 가까운 어떤 여성은 하이닉스에서 근무하다 회사의 말만 듣고 하이닉스우리사주 주식을 친척들 돈까지 빚내서 구입했는데 그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면서 몇천만원의 빚만 떠안고 있는데… 사람좋았던 그는 이런 얘기를 하면서 정말로 눈물을 흘렸다.

감옥에 들어간 뒤에도 잊을만 하면 편지를 보내 아파트 주민들 상황을 지금까지도 물어보곤 하는데 아쉽게도 어제 경매꾼들에 의해 일부 세대가 낙찰되었다.

아마도 이 소식을 들으면 그는 또 한번 눈물흘릴게 뻔하다.

하이닉스 본사점거농성을 마치고 내려온 노동자들이 입담을 푼다.

열흘 넘게 김밥 대여섯줄로 연명하는 동안 너무 배가 고파 커피 프림을 물에 타 먹었던 얘기, 잠을 못자게 하기 위해 용역경비들이 밤만 되면 벽을 두드린 얘기, 담배가 너무 피고싶어 녹차티백 가루를 종이에 말아 피운 얘기 등을 웃으며 말했지만 “이게 사람이 할짓이냐!”는 여한이 깊게 베어온다.

하이닉스 문제와 관련해서 여러 풍문이 나도는데, 그 풍문중에서 정말로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것이 있다.

어떤 풍문이냐면 하이닉스, 매그나칩 하청노동자들의 고용과 관련해서 이 회사 원청노조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도 어쩌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수천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거대노조이자 회사의 대표이사가 청주공장에 오면, 제일 먼저 찾는다는 막강노조가 정말로 그랬다면 아니 이건 사실이 아니어야 한다.

하이닉스 우리사주를 떠앉아 빚더미로 회사를 떠났던 사람들, 한때는 한솥밥 다정한 이웃이었던 하청노동자들을 아우르지 않고, 회사의 호황에 편승해 자신만 흥청망청한다면 이건 정말 몹쓸짓이다.

정말로 이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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