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학부모의 관점도 중요하다
< 사설 >학부모의 관점도 중요하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06.0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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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8일 청주의 한벌초등학교에서 특별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미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고, 법적인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그런데 ‘교사가 무릎을 꿇었다’라는 것에만 초점이 모아진 듯한 상황이다.

물론 교사가 무릎을 꿇은 것은 잘못이다.

그런데 매우 불행하게도 그런 일이 벌어졌고 더욱 딱하게도 그 장면이 전국에 방송되는 부끄러운 일까지 생겼다.

선생님이 받았을 상처와 고통 그리고 교사들의 허탈에 대해서도 위무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절차와 예의를 갖추어서 문제를 제기해야만 하고 학교는 그런 목소리를 겸허하고 소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더 큰 본질에 대해서는 소홀한 측면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의 본질은 서로 존중해야 할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훼손되었다는 것이며, 또 다른 교육의 주체인 학부모에 대해서는 고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육청에서는 학교운영위나 인터넷 공개게시판 등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잘 활용하도록 권장해야 한다.

이런 제도적 장치가 작동되지 않는 사이에 ‘존경받아야 할 교사를 무릎 꿇린 학부모’라는 분노를 증폭시키고 인륜에 근거해서 충북교총과 청주교육청은 학부모를 고발했다.

교육부까지 개입하여 차제에 학부모의 과도한 간섭을 단호하게 차단하겠다는 의도이다.

법적 고발은 결코 잘한 일은 아니다.

우선 그렇게 함으로써 지켜지는 교권(敎權)보다 상실할 교육적 가치가 더 크다.

게다가 또 다른 교육의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가 받을 상처도 크다.

학생과 학부모는 교육의 주체이지 객체가 아니다.

현재까지 사태가 진행된 과정을 보면 교육의 주체인 교사와 또 다른 주체인 학부모의 대립 구도를 강화시키고 있다.

이것은 교육적인 해결 방식이 아니다.

그러므로 학교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서 해결할 장치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지 하나의 상징적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청주교육청과 충북교총은 상호 이해의 자세로 고발을 취하하고 대화와 존중으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런 일을 계기로 교육부와 충북교육청은 학부모들이 느끼고 있는 답답함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 교육주체들의 인식이 함께 바뀌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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