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만나는 겨울산
여름에 만나는 겨울산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07.24 17: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페이스몸, 새달 13일까지 우동수 개인전
여백 채운 수묵화 느낌 흑백사진들 인상적

시간을 과거로 돌리듯 여름에 만나는 겨울산의 모습은 어떨까.

산을 주제로 카메라로 담아온 우동수 작가의 개인전이 스페이스몸 1전시장에서 8월 13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 작품은 흑백사진으로 보는 겨울산 풍경이다.

우 작가의 작품에서 만나는 겨울산은 단순하면서도 견고하다. 차가움이 몰아치는 계곡과 마주하고 있는 듯하기도 하고, 동양화 한 촉과 마주하고 있는 듯하다. 세밀한 붓길처럼 다가오는 겨울산의 정경은 사실성을 극대화시키며 초현실적 풍경을 펼쳐 놓는다.

작가는 겨울을 찍기 위해 강원도를 헤매었다. 1, 2년이 아니라 십여 년을 산을 찾아나섰다고 한다. 대형 카메라를 들고 발길이 뜸한 임도를 걷었을 작가의 길은 겨울 이미지처럼 고된 순간이었음을 작품이 말해 준다.

스페이스 몸 미술관은 "우동수의 겨울산은 미묘한 질감과 풍부한 톤으로 처리된 디테일한 부분까지 치밀하게 파고 들어 오랜 시간 보는 이의 눈길을 붙잡아 둔다"며 "마비되어 있듯 인식하지 못하는 도시 소음과 시각적 혼란스러움 속에서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지만,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만나는 겨울 풍경은 예기치 못한 서늘함을 선사할 것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맞닥뜨리는 다른 세계는 작가를 통해 만나는 새로운 과거이다"라고 전시작품을 소개했다.

또 "흑백의 눈이 온 풍경은 마치 여백을 준 수묵화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화면은 꽉 차 있다. 비움으로써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비워져 있는 것으로 보이는 흰색은 그곳에 존재하는 차갑고 소복한 눈이다. 실상, 눈의 결정체가 쌓이고 쌓여 수북한 얼음이 된 것이다. 얼어버린 가지 끝마저 하나하나 살아 있어 작가가 보았던 시간이 우리 앞에 고스란히 나타나는 것이다"라고 평했다.

사진 예술은 작가의 시선과 독자의 시선에 따라 현실을 바라보는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우 작가는 카메라라는 기계가 표현하는 기법보다는 디테일한 표현에 주력해 있는 그대로를 담아낸다. 담박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산의 모습도 작가의 발품으로 살아난다. 뜨거운 여름, 눈이 쌓인 겨울 풍경은 색다른 전시가 될 것이다.

우동수 작가는 홍익대 대학원에서 사진과를 졸업하고 개인전과 국제전, 그룹전을 통해 사진예술을 선보여 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