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5일장, 詩心 흐르는 詩場 변모
전통 5일장, 詩心 흐르는 詩場 변모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1.07.1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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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향수5일장
지루한 장마가 쉽게 떠날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지난 15일. 옥천군 옥천읍 목인교 부근 공설시장은 여느 장날의 모습과는 다른 난장이 펼쳐졌다.

현대적인 비가림 시설이 잘 만들어진 시장은 장꾼들의 좌판 대신 무대와 객석이 차려지고 무대 뒤편에는 '먼 사람들이 이리 많이 모였디야'라고 풍자적으로 쓴 걸개그림이 내걸렸다.

그저 팔고 사는 일에만 급급했던 5일장. 그 시골의 쇠잔해져가는 추억의 장터가 문화로 단장되는 새 옷을 입고 사람들의 감성을 손�!構� 있다.

옥천군의 5일장은 특히 정지용 시인을 주제로 한 시인과 시를 만날 수 있는 시장(詩場)으로 그 모습을 과감하게 바꾸는 시도를 한다.

15일 처음 실시된 문화행사는 오후 1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정지용 시 낭송과 풍물놀이, 군무, 마당극 각설놀이 등으로 상인들과 방문객들이 재미와 흥을 나누는 무대행사로 진행됐다.

이어 '이심점심'이라는 해학적인 제목으로 시장 상인들과 문화를 통한 5일장 활성화 사업단 관계자들이 점심을 함께 하면서 시장 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군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를 통한 5일장 활성화 사업' 대상에 뽑혀 올해 말까지 4억원을 지원받아 5일장과 연계한 지역문화거점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송주철 공공디자인연구소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올 연말까지 '향수오일장'이라는 이름으로 △정지용 테마 공연 향수극단 △옥천의 로컬푸드를 판매하는 향수 한보따리 △상인들의 애로사항 해결과 도우미 역할을 하는 친구친구콜센터 △상인들 스스로의 노력과 전문가의 자문으로 발전하는 토대를 구성하는 5학년 10반 등으로 꾸려 진다.

또, 아직 혼례를 치르지 못한 다문화여성(상인)의 전통혼례식 실현, 시장 이곳저곳을 찾아가서 공연하는 풍각쟁이 공연, 정지용시대 패션쇼, 상인들로 구성된 향수 합창단 공연 등 정지용 시인의 일생을 새롭게 스토리텔링화하여 상인들이 직접 참가해 다양한 공연 등을 선보인다.

향수오일장에서는 매월 15일 30일 5일장이 서는 곳에서 매월 2회이상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향수오일장을 운영하는 연구소 관계자는 "지역에서 활동 중인 문학단체, 예술단체와 연계해 시문학교실, 합창단 등을 운영하고 상인들과 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풍물 가락이 흐드러지게 울려 퍼지는 시장에서 만난 안모씨(74·농업·옥천군 안남면)는 "5일과 10일 장이 서는 옥천 5일장이 예전에는 꽤나 흥청망청할 정도로 컸다"면서 "농촌사람들의 만남과 소통의 공간이었던 장터에 풍물패가 놀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모습이 반갑다"고 말하며 어깨 춤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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