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사관학교를 주목한다
공군사관학교를 주목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07.12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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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기 추락사고로 중단됐던 공군사관학교의 비행훈련이 그제(11일) 재개됐다. 사고기의 추락원인이 밝혀지고 관련 안전점검에서도 더 이상의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 데 따른 조치다.

예상은 했지만 이에 맞춰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고 이후 마을별로 의견을 수렴하면서 당국에 대책을 촉구했던 주민들은 막상 공사 측이 아무런 조치 없이 훈련 재개 방침만 밝히자 자신들의 민원을 집단화할 조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주민들이 주장하는 훈련비행노선 변경과 소음 피해 대책에 대해 공사는 물론 군 당국, 그리고 지자체는 더 이상 방관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지난달 21일의 사고가 주택가 인근에서 일어났다는 우려 때문만이 아니라 이젠 공군사관학교와 그 훈련장에 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근거한다.

공사가 이곳으로 이전한 1985년과 지금은 주변의 여건이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그때는 아주 한적한 농촌 산간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도심에 바로 인접한, 어찌 보면 같은 시내권이 된 지 오래다. 그러기에 소음은 차치하더라도 주민들은 늘 머리 위로 낮게 떠다니는 훈련기를 마냥 바라만 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어찌 보면 지난 번 추락사고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가상할 수 있는 하나의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공사 측의 주장대로 사고위험성이 너무 과대포장되고 있다 하더라도 이제 갓 비행술을 배우는 생도들의 훈련기가 수시로 상공을 떠다니는 현실은 상식으로만 접근해도 그 느낌이 어떻겠는가.

꼭 비교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공군사관학교는 콜로라도 스프링스라는 아주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처럼 1958년 각 주정부의 치열한 유치전 끝에 결정된 이곳의 입지는 로키산맥 7000피트 정도의 산정지역으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에다 인근 7300ha가 아예 군사용지로 설정됐다. 하늘을 무대로 하는 조종사를 양성하는 만큼 훈련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생도들의 고도 신체적응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우기 위해 이곳으로 정했다고 한다.

해병대 총격 사건에 경기를 일으킨 군 당국이 뒤늦게 군 문화 선진화를 들고 나왔지만 과연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사후 약방문식의 대처로 일관하는 것에 이젠 이골이 났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군이 연평해전과 포격사건을 빌미로 해병대를 미화하는 데에만 정신팔지 말고 그동안 간간이 돌출됐던 부대내 폭행이나 자살사건을 주의 깊게 살폈다면 그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 공사가 새겨 들어야 할 얘기는 바로 이런 것들이다.

공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또 있다.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 절대로 적대적 감정으로 나오지 말라는 것이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때만이 가장 합리적인 해법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너는 떠들어라'는 식의 자세는 곤란하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면 훈련기 사고원인을 발표하기에 앞서 주민들에게 사과부터 했어야 했다. 주민들은 이미 그런 사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고 실제로 일어났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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