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잘해
있을 때 잘해
  • 강대헌 <에세이스트>
  • 승인 2011.07.10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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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헌의 행복칸타타
강대헌 <에세이스트>

"당신은 지금 행복합니까"

죽음이란 결정적 순간 앞에서도 피해서 빠져나갈 수 없는 질문이겠죠. 정말 묵직한 중량감을 주는 이 말을 바꿔 말하면, 아마도 이런 뜻이 아닐까 합니다.

"당신은 지금 죽어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나요?"

'후회막급(後悔莫及)'이란 네 글자를 떨리는 손가락으로 쓰다가 헐떡거리며 마지막 숨을 거둘 순 없는 노릇이니, 어찌하면 느슨해진 허리띠를 꼭꼭 동여맬 수 있을지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게 됩니다.

1000명의 죽음을 지켜봤다는 호스피스 전문 의사 오쓰 슈이치(大津秀一)가 정리해 놓은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는 후회를 줄일 수 있는 삶의 만찬(晩餐)을 위한 좋은 레시피(recipe)가 될 수도 있으리란 생각입니다.

1.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2.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3. 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

4. 친절을 베풀었더라면

5. 나쁜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6.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더라면

7.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8.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9.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10. 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11.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더라면

12. 고향을 찾아가 보았더라면

13.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았더라면

14. 결혼했더라면

15. 자식이 있었더라면

16. 자식을 혼인시켰더라면

17. 유산을 미리 염두에 두었더라면

18. 내 장례식을 생각했더라면

19. 내가 살아온 증거를 남겨두었더라면

20. 삶과 죽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21. 신의 가르침을 알았더라면

22. 건강을 소중히 여겼더라면

23. 좀 더 일찍 담배를 끊었더라면

24. 건강할 때 마지막 의사를 밝혔더라면

25. 치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막상 옮겨 놓고 보니, 공감하는 내용이 절반 이상이 되는 것으로 보아 저도 참 큰일 났습니다.

그저 담담하게 삶의 강물에 몸을 맡겨야만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머리 굴리고 몸만 사리다가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보는 걸로 인생을 끝낼 순 없으니까요.

그렇죠? 있을 때 잘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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