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장학금 기탁… 다 주고간 참 스승
11년간 장학금 기탁… 다 주고간 참 스승
  • 충청타임즈
  • 승인 2011.07.1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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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광수 교사
최근 작고한 한 교사가 퇴직 전 재직했던 고교에 매년 1000만원의 장학금을 11년간 기탁한 사실이 알려졌다.

고 최광수 교사(72·사진)는 지난 1998년 2월 청주 상당고에서 명예퇴직했다. 최 교사는 명예퇴직 이후 2008년까지 11년간 매년 1000만원의 장학금을 상당고에 기탁했다.

지난 5월 스승의 날을 맞아 최 교사의 제자 이범구씨(52·한밭대 겸임교수)를 비롯한 제자 4명은 요양중인 최 교사를 방문했다.

하지만 칠순의 노스승은 눈물만 흘렸다. 파킨슨병으로 요양중이었던 노스승은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노스승은 푸른 파도와 해변을 그린 그림 한 점을 4명의 제자들에게 선물로 전했다.

제자 이범구씨는 아픈 스승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그는 최광수 교사가 주었던 사랑의 매를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범구씨는 최광수 교사가 보은 보덕중학교에 재직하던 시절 인연을 맺었다.

이범구씨는 군을 제대하고 23세 되던 해 최광수 교사에게서 받았던 사랑의 매를 주제로 지방 언론사에 기고를 냈다.

그 기고문을 접한 당시의 충북고 김선용 교감은 교사의 뜻을 알아주고 힘을 실어주는 기고문에 감사하다는 글을 이범구씨에게 보냈다.

그 후 이범구씨는 언젠가 은사를 만나면 신문에 실렸던 기고문과 김선용 교감이 보내준 답장을 은사에게 전달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범구씨는 "그렇게 그리던 은사를 30여년 지난 후 만났지만 중증의 병세로 말도 못하고 앞도 보지 못하는 모습에 가슴이 터질 듯이 아팠다"고 말했다.

보은 출신인 고 최광수 교사는 1970년 3월 옥천 청산중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최 교사는 슬하에 자식이 없어 제자들을 아들 삼아 사랑과 인격으로 타이르며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제자를 가르쳤다.

최 교사는 퇴직 후 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치열하게 작품에 몰두한 후 전시회를 열어 제자들에게 그림을 나눠주고 싶었지만 100여점 정도 그릴 때쯤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그 후 서울에 있는 요양원에서 생활해 오다 지난 6일 작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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