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엄마들 '童心'서 새로운 도전
50대 엄마들 '童心'서 새로운 도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1.07.05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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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라이프> 동화구연보육지도사 교육 현장을 가다
청주YWCA여성인력개발센터 과정

가정 벗어나 '나와 일 찾기' 도전장

동화 통해 어린이에 꿈·희망 전달

"동화를 배우며 동심으로 돌아가니 즐겁고 자주 웃게 돼요." (나영수씨)

"결혼하고 처음으로 뭔가를 배우게 되었는데 동화구연이라는 말에 확 끌렸어요. 내 일이다 싶었습니다." (민병화씨)

청주YWCA여성인력개발센터 2층 강의실에선 왁자지껄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문틈으로 '어흥!' 하고 호랑이 소리가 나기도 하고, 호랑이를 만나 두려운 할머니의 목소리도 들린다. 책상이 들썩일 정도로 수강생들의 손짓과 해맑은 웃음이 교차한다.

나이도 잊은 채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강의실은 그야말로 동화 속 세상이다. 시간도 멈춘 듯한 이곳에서 50대 여성들이 '나와 일'을 찾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가정이란 울타리를 벗어나 배움의 교육현장에 처음 발을 디뎠다는 수강생도 있고, 나이에 맞는 일을 갖기 위해 센터를 두드린 여성도 있다.

비록 25명 수강생들이 모두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50이 넘은 뒤늦은 나이에 늦깎이 수강으로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 숫자가 주는 묘한 동료의식은 교육현장으로 이어진다.

하나같이 성우로 변신해 들려주는 옛이야기는 감칠맛난다. 익숙한 동화 속에 버무려진 여성들의 목소리에선 생기가 돋는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은 나이인데 동화구연을 하며 뭔가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배운 것을 잘 활용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요." (임병향씨)

"그냥 책을 읽었던 것을 구연이라는 방식으로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어느곳에 가도 자신있게 동화구연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한선희씨)

수강생들은 이 작은 소망조차 내비치기 수줍은 모습이다. 아직 뚜렷한 직업인으로 서진 못했지만 배움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표정이다.

지난 6월 1일 새일직업훈련으로 시작된 '동화구연보육지도사' 과정도 이제 20일이면 종강이다. 거의 매일 진행된 교육과정에 마침표를 찍을 시기이다. 교육 열기는 무더위도 잠재울 정도였지만 수강생들은 부족함에 대한 배움의 갈망은 여전하다. 동화구연을 들려줄 대상이 대부분 어린이들이 되겠지만 최선을 다한 직업인의 자세로 활동 무대에 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할까.

반장을 맡고 있는 한창희씨는 "수강생들은 동화구연보육지도사란 교육을 받으며 새로운 도전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면서 "앞으로 과정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고 공부하고 배워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 "동화구연보육지도사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공공도서관 등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좋은 책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하게 되길 바란다"며 "동화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는 모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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