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의 소통과 약속
지사의 소통과 약속
  • 안병권 부국장<당진>
  • 승인 2011.07.0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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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안병권 부국장<당진>

올해 초 미 일리노이주 티머시 존슨 하원의원이 화제에 올랐다. 그는 유권자 65만명에게 매일 100통 이상의 전화를 11년째 해 오고 있다. 존슨은 매일 주민들과 소통할 것을 약속했고, 40년 정치인생 동안 실천하고 있다.

그는 주민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별한 주제가 아닌 시시콜콜한 이야기라도 듣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항상 격의 없는 태도로 어느 누구의 말이든 경청하는 모습은 그가 정치인으로서 전략처럼 보이지 않고 진심이 느껴졌다는 게 주민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소통하고 의논할 사안이 있는지 묻고, 자신이 대표하는 지역 주민의 말을 항상 듣는 것이 생활 방식이자 의무로 각인됐기 때문이다.

존슨은 지난 1971년 약관임에도 불구하고 24세에 부친의 지역구를 이어 받아 시의원에 당선된 이래 주와 연방의 선출직 선거에서 항상 승리했다.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 다짐했던 주민과 소통을 하기 위해 40년 동안 결코 적지않은 시간을 쏟은 게 정치인으로서 장수 비결인 셈이다. 존슨의 앞길이 탄탄대로만은 아니다.

내년 선거에 선거구 재조정으로 현재의 유권자의 70%가 바뀌게 된 것. 이는 새로 전화를 걸어야 할 사람이 50만명에 이른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슨은 허탈감도 잠시, 새로운 통화 대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다고 한다. 역시 존슨 의원다운 발상으로 박수를 받을 일이다. 우리는 국회의원 등 정치가가 국민의 의견을 듣고, 전달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 그래서 존슨의 행동 하나 하나가 부러울 수밖에 없다.

지구 지정 이후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황해경제특구 주민들의 고견을 청취하기 위해 지난주 안희정 충남지사가 송악지구 주민들과 머리를 맞댔다. 안 지사는 지지부진한 사업추진과 관련해 충남도의 이익과 미래, 개발의 명분과 계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업 포기가 불가한 점을 주민들에게 진지하게 설명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자신의 책무를 비껴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유재산에 공적인 가치를 부여하려면 주민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한 이면에는 사업자 선정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해 내부적인 검증과 함께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참석자들의 반응은 주민들에 대한 설득과 그 기대에 맞는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이구동성이다.

수많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물밑작업이 한창이라는 관측을 불러왔다. 이를 입증하듯 투자유치 성과가 나타났다. 안희정 지사, 이철환 당진군수는 4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충남대 제2병원, 물류기업 6개사, 호텔 투자자와 황해특구 송악지구에 3000억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충남대 병원의 경우 주민들이 유치위 구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만큼 의료 낙후 지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서북부 주민들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 제공이 예상된다.

당초 첨단산업과 국제업무 등이 복합된 자족도시로 개발 예정인 경제특구의 중심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사실상 첫걸음이다. 이번 투자협약으로 사업 시행자 선정에 박차는 물론, 한 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주민들이 믿고 힘을 모아준 부분에 대해 이제는 충남도와 황해청이 답을 내놓을 차례다.

또한, 안 지사는 주민과 현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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