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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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일 <풍주선원 주지>
  • 승인 2011.07.04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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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덕일 <풍주선원 주지>

보시는 베푸는 일이며 행이므로 마음에 환희심을 일으키게 하는 요인이 되지만 자기의 모든 것을 회사하면서도 자기에게나 상대에게 집착하지 않을 때 참 보시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 개의 횃불에서 수천의 사람들이 불을 댕겨가도 그 불은 줄어들지 않듯이 가장 작은 일부터 가장 손쉬운 것부터 베풀고 행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상을 냄도 없고 머무름도 없이 내 주위부터 한 가지씩 보시 행을 실천해 나가야겠습니다. 또한, 내가 하지 않으면 다른 이가 할 것이라는 소극적인 삶보다는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적극적인 실천의지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초발심자경문에는 "삼 일 닦은 마음은 천 년의 보배요, 백 년 모은 재산은 하루아침 티끌과 같다."라고 했습니다. 부처의 가르침인 이 보시 행, 즉 나눔의 기쁨이야말로 열반에 이르는 지름길이요, 이 사회의 보이지 않는 갈등과 불신을 이겨내고 불국정토를 이룩하는 길이리라 생각합니다. 정직하고 순수한 공양은 마음의 평안을 얻게 할 것이며 슬픔을 이기고 행복을 얻게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이웃을 모른다 하면 분명히 자가당착이며 자기의 무덤을 파는 결과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비한 마음으로 조건 없이 널리 이웃을 사랑하는 것만이 진정한 번영의 길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죠.

보살이 보시하는 것은 명예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고 남을 속이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보시를 했다고 하여 교만한 마음을 내거나 은혜 갚기를 바라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보시를 할 때는 자신을 돌아보지 말아야 하고 받을 마음을 가져서도 안 됩니다.

"만약 보시 받을 사람의 계행이나 그 결과를 따진다면 끝내 보시하지 못하고 말 것이니라. 보시하지 않으면 바라밀을 갖출 수 없고 보시 바라밀을 갖추지 못하면 바른 깨달음을 이룰 수도 없다. 보살이 보시를 할 때에는 평등한 자비심으로 중생을 친자식처럼 생각해야 한다. 병든 중생을 보면 부모가 병든 자식을 대하듯 가엾이 여겨서 보살펴주고 즐거워하는 중생을 보면 병든 자식이 다 나은 것을 보는 것처럼 기뻐하고 보시한 다음에는 다 성장한 자식이 스스로 살아가는 것을 보고 마음을 놓듯이 해야 한다."라고 열반경 범행 품에서 보시 행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우리에게 어떤 분일까요?

부처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편안함을 주는 분입니다. 그러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보시를 요약해 보면 베푼다는 뜻인데요. 그것은 나눔을 말합니다.

여러분은 나눔을 뭐라고 생각하세요? 또 나눔은 어떻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나눔은 특별한 형식도 없고, 틀도 없습니다. 또, 어떻다는 허상의 정의도 없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과 그 마음에서 실천되는 행동이면 충분합니다. 여름 장마로 고통을 받는 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들도 베풂의 한 형태가 아닐까요. 이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밝은 미래가 보일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모두 성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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